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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이버는 왜 2.3조를 미국 중고 플랫폼에 투자했을까?
작성일 2022-10-13 조회수 304
네이버는 왜 2.3조를 미국 중고 플랫폼에 투자했을까?

2022-10-13 304


네이버가 북미 최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C2C) 커뮤니티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한다.

젊은 세대 커뮤니티가 활발한 국외 중고거래 플랫폼 인수를 통해, 포털과 소셜과 커머스를 잇는 글로벌 성장동력을 만들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네이버는 3일 이사회를 열어 포쉬마크 지분 100%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포쉬마크 순기업 가치를 주당 17.9달러로 평가해 몸값을 총 12억달러(한화 약 1조7천00억원)로 산정했고, 포쉬마크 보유현금 5억8천만달러를 합쳐 인수대금이 결정됐다.

네이버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인수 결정이다.



포쉬마크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11년 출범했고, 현재 약 8천만명이 이용 중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거래액(GMV)은 18억달러(약 2조5900억원), 매출은 3억3천만달러(4천748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용자 중 약 80%가 엠제트(MZ·1980~2000년대 생) 세대이고, 이커머스와 커뮤니티 기능이 결합한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고, 직원 수는 연구인력을 포함해 830여명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2020년 12월엔 일본에 빈티지 콘셉트의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빈티지시티’를 만들었고, 2021년 초엔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Wallapop)에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를 투자했다.

왈라팝 사용자는 1500만명으로,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으로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동화 전문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의 대형 투자 배경을 두고,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하지 않는 중고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은 지역 문화 등에 큰 영향을 받아 구글이나 아마존식 사업 모델을 적용해 공략하기 어려운 무주공산이었다.

글로벌 곳곳의 유망한 기업들을 인수해 네이버의 색깔을 입혀 사업을 확대하는 게 안전한 사업 전략이 될 수 있다.

젊은 세대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중고거래 특성상 네이버의 강점인 포털-커뮤니티-커머스 사업을 적용할 여지도 많다.



네이버는 이번 포쉬마크 인수로 아시아와 미국·유럽을 잇는 플랫폼 다리를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자사가 보유한 “검색 및 인공지능(AI) 추천, 라이브 커머스, 광고플랫폼 등을 활용해 글로벌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적으로 사업을 하는 네이버 국외 계열사로 편입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 정보통신산업의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며 한 단계 높은 성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2022-10-04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