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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뛰는 100년 역사 부산 신발산업] (6)-2 커스텀 슈즈 청년작가 3인 당당한 도전 "나만의 신발로 희망 질주"
작성일 2022-02-22 조회수 485
[다시 뛰는 100년 역사 부산 신발산업] (6)-2 커스텀 슈즈 청년작가 3인 당당한 도전 "나만의 신발로 희망 질주"

2022-02-22 485


 



 

부산 부산진구 서면 1번가에는 KT&G 상상마당 부산이 자리하고 있다. 상상마당 2층는 부산신발 브랜드를 모아놓은 편집숍인 파도블이 운영되고 있다.

 

파도블 한 켠에 마련된 ‘커스텀 슈즈 랩’엔 청년 커스텀 슈즈 작가들이 모여 작품 활동을 하거나 일반인들의 커스텀 슈즈 체험을 돕고 있다. 이들은 개개인의 개성을 드러낸 신발을 제작하는 커스텀 신발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부산시 역시 ‘커스텀 신발 문화’의 잠재 가치에 대해 인식하고, 이 분야를 전략적으로 키워나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신발산업진흥센터의 지원을 받아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작가들은 부산진구의 신발산업 성장거점 특구의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할 청년 주체들이다.

 

지난 1월 13일 커스텀 슈즈 랩에서 만난 3명의 청년 커스텀 슈즈 작가들은 커스텀 슈즈 시장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들이 바라보는 부산의 신발 산업에 대한 미래에 대한 의견을 좌담회 형식으로 소개한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 달호 = 저는 부산에서 4년째 커스텀 슈즈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25세 달호(본명 박성호)다.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미술을 좋아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며, 뭔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패션을 구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다수가 똑같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이후 포인트를 넣어 꾸미다보니 주위에서 나도 해달라는 등 반응이 있었다. 원래 고향은 서울이지만 대학교를 부산으로 진학하면서 부산에 오게 되었다.


△ 쟁이 = 저는 커스텀 작가 경력은 5년 정도가 된 28세 쟁이(본명 정재환)다. 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를 다니면서 커스텀을 시작하게 됐다. 다른 외국 작가가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2017년 즈음 취미생활로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가 다른 작가님들과 소통하게 되고, 부산의 신발 산업에 대한 지원 등이 있다보니 권유를 받아서 2020년부터 부산에 자리를 잡고 활동하고 있다.


△ 률리 =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커스텀 경력은 6개월 정도가 된 률리(본명 황금률)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잘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특별함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개성을 표현하고 구축할 때 가장 표현이 잘 될 수 있는 분야가 커스텀이라고 생각해서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그러면서 바로 부산에 내려와서 활동을 하게 됐다.



- 부산에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달호 = 부산은 신발을 잘 만들기로 유명했다. 부산 신발산업의 기술은 어디에서나 알아준다. 여기에 스토리를 조금 더 넣어보면 더욱 부산의 신발이 각광받게 될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한 부산 기업들과 협업해서 각자의 스토리가 담긴 신발을 만들 수 있게 협업하고 싶어서 부산에서 활동하게 됐다.


△ 쟁이 = 사실 마산에서 혼자 활동을 하다보니,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기관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인프라를 살펴보다보니 기술적이나 유통적으로 부산이 최적화된 도시라고 판단해 졸업 후 바로 부산에 넘어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 률리 = 부산이 신발산업에 대한 메카인 동시에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이 많다. 관련된 교육, 사업 등이 부산에 다수이고 작가들간의 네트워크도 잘 되어 있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서울에서 활동을 정리하고 부산에 오게 되었다. SNS 등을 통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실력있는 작가들에게 많은 자문을 구했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내려오게 됐다.



- 커스텀 슈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희소성과 작품성에 따라 신발의 부가가치도 더 높아지기도 한다. 작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 달호 = 개인적으로는 커스텀이라는 시장 자체가 사업화가 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가격이 올라간다는 자체가 이쪽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원래 잘 하고 있던 사람의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의미에서 커스텀 작가 자체가 직업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커스텀 체험을 많이 하려고 한다. 데이트 코스나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인터넷이나 TV 등의 매체에서 연예인들이 취미활동으로 소개하는 것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관심도도 높아지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일시적으로 커스텀 슈즈에 대한 금액대가 올라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도 적절한 시점에는 안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쟁이 = 디자인이라던지 이런 측면에서 제품을 보다보면, 계속 발전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도태된 디자인, 기술, 소재들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신소재도 나오고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이 접목되다 보면 가격대가 높아지고 퀄리티도 올라가고 작가들의 경력도 쌓인다. 이를 바탕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도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경쟁이 치열하게 되면 가격경쟁력도 생기기 때문에 금액이 높이 형성되는 것은 현재의 일시적인 상황 같다. 나중에는 다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률리 = 희소성이나 작품성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신발 뿐 아니라 어떤 물품에도 해당되는 현상이다. 소비자들은 현재 가치소비에 중점을 둔다. 그런 현상을 봤을 때,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커스텀이라는 자체가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문화가 확산되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줄수록 발전되고 확산될 것이다.



- 커스텀 작가로 활동하며 느끼는 힘든 점은?

 


△ 쟁이 = 크게 애로사항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이 활동을 직업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프리랜서 활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커스텀 슈즈 작가라는 것이 직업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필요한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지원을 많이 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체험하고 직접 뛰어들어서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다.


△ 률리 = 커스텀 작가가 직업군으로 분류되지 않는 분위기가 크다. 쟁이님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다수가 이 직업을 알고 이 직업이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다 이런 것들이 많아져서,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넘어 협회 등의 체계를 갖춰서 소통할 수 있는 작가들의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보편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사람이 다수가 되고 체계화되면 현재 겪는 애로사항들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 달호 = 이미 쟁이님과 률리님이 정답을 말해주신 것 같다. 지금까지 커스텀 작가가 직업으로 인정 못받는 점이 가장 큰 애로점이다. 그러나 커스텀 문화가 확산되고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여러 어려운 점이 해결될 것이라 기대한다.



- 과거 부산 신발산업은 수출을 견인하던 견인차였다. 그러나 현재는 자동차 산업, 조선 산업 등 규모가 큰 산업에 비교해 비중이나 중요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신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달호 = 부산의 신발 시장이 붐이었다가 차근 차근 죽는 이유도 다른 것도 기술적으로 너무 뛰어난 곳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하는 곳은 단가가 비싸다. 단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서 주춤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걸 해결을 위해서는 신발의 브랜딩이 되어야 한다. MZ세대는 디자인, 브랜드의 스토리를 보고 구매를 한다. 기술적인 것 보다는 커스텀 작가들과 협력을 해서 좀 더 브랜드에서 스토리를 넣고, 브랜딩을 잘 하면 더 각광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쟁이 = 부산 신발 산업 주춤하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디자인이 아쉽다는 점이 꼽히는 것 같다. 신진 디자이너 등 현대적인 감각을 가진 분들과의 공모전 등 기존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었으면 한다. 한국에서도 준지, MCM 등의 하이엔드(최고의 성능, 디자인, 품질을 갖춘 상품) 브랜드들도 있다. 이들도 다 협업을 진행해 아이템을 잘 뽑아낸다. 그래서 너무 본인 브랜드 국한된 제품 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다른 디자인과 콜라보해서 하는 것 좋을 것 같다.


△ 률리 = 두 분과 같은 의견이다.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 지원사업이나 협업을 통해 디자인을 바꾸거나 새로운 아이템에 대해서 무서워하지 않고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봐야 아는 것이다. 다만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갖고 분석해서 하는 것 좋다고 생각한다.



- 최근 디지털 전환(DX)이 화두다. 커스텀 슈즈에도 이러한 부분이 접목될 수 있나?


△ 달호 = 커스텀을 온라인으로 풀어보는 것이 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비대면으로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필요한 재료인 신발, 붓, 강의해주는 영상 링크 등을 키트로 만들어서 보내주고 집에서 인터넷이나 매개체 통해서 커스텀 체험하게 할 수 있다. 그러면 온라인을 바탕으로 커스텀 슈즈 문화도 빠르게 넓힐 수 있다.


△ 률리 = 신발 도안을 띄우고 신발에 원하는 시안을 랩핑(wrapping: 적용해 보는 것)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에 자신들이 원하는 도안을 올려놓으면 작가들이 랩핑을 해 본다. 이런식으로 커스텀을 바로바로 진행할 수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별 주문 시간도 단축되고 싶다. 글자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지금의 기술로는 모든 것을 완벽히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더욱 기술이 발전된다면 더 나은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다. 지금은 폰트가 한정되 적용되거나, 도안의 다양성도 한정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좀 더 발전되면 좋겠다.


△ 쟁이 = 이미 굵직한 브랜드인 반스, 나이키 등이 이런 부분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화 기술을 활용해 소재를 바꿔서 제작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이 미국에선 진행되고 있다. 아직 한국에는 진행이 안되고 있지만, 이를 좀 더 구체화해서 지원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시키면 좋겠다.


△ 달호 = 자동화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있다. 저는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커스텀 자체가 발의 특이성에 맞게 진행된다. 그래서 손길이 직접 들어가야 하고, 그 사람의 발을 제 손으로 느껴서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은 기계가 꺼내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동화 등을 접목해도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좋겠다.


-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부산이 커스텀 슈즈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나?


△ 률리 = 당연하다. 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에 내려왔다. 6개월 정도를 지내다보니 향후 더 있을 생각이 있다. 부산시 차원에서 지원 사업을 많이 해주고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더 모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도시발전은 청년이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청년 인재들이 더 많이 모이면 도시 측면에서도 더 발전되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쟁이 = 부산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문화적으로는 수도권에 포진된 것이 대다수다. 서울에는 신발 관련 지원이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것 같은데, 부산은 커스텀 작가에게 지원을 해준다. 이러한 부분은 부산만의 장점인 것 같다.


△ 달호 = 당연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부산에서 커스텀 슈즈 문화 확산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부산이 원조이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사람들은 맛집을 가더라도 본점으로 모인다. 능력있고 개성있는 커스텀 슈즈 작가들이 모이면 다른 지역에서 아무리 사업쪽으로 풀려고 해도 이미 자리잡은 문화를 이길 순 없을 것 같다.


 


 


좌담회를 통해 만난 커스텀 슈즈 작가들은 부산이 커스텀 슈즈 문화의 원조로 평가하고 있었고, 지금도 많은 지원을 해주는 커스텀 슈즈 지원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보고 있었다. 다만, 고도화된 기술을 접목해 나가는데 있어서는 아직은 더 많은 정부의 지원과 작가의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부분이 갖춰진다면, 부산이 그리고 작가들이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부산진구가 커스텀 신발산업의 성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은 것이다. 이들의 전망이 언제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다음화에서는 디저털전환(DX)이 부산 신발산업과 연계돼 어떻게 구현될지를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본다.


[2022-02-16 부산제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