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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기고] 신발 제조에서 브랜딩으로 신발의 미래도시 부산으로
작성일 2021-11-25 조회수 1068
[전문가기고] 신발 제조에서 브랜딩으로 신발의 미래도시 부산으로

2021-11-25 1068


신발 제조에서 브랜딩으로

신발의 미래도시 부산으로

 

 

 

화승그룹 홍보팀장 김병호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를 거쳐 현재 화승그룹 홍보팀장으로 18년째 근무 중이다. 모르는 사람이 결혼하는 예식장에서라는 시집을 냈으며, 다양한 장르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발에 대한 단상

 

  어릴 적 그렇게 갖고 싶던 로망 슈즈였던 나이키, 그리고 프로스펙스, 르까프 사이에서 어떤 브랜드를 살까 고민했던 그때, 명절마다 새 신발을 사고, 입학식, 졸업식이면 기념으로 꼭 한 켤레의 보람에 기뻐했던 순간들. 첫 출근, 첫 신발, 내 아이가 태어나 처음 신은 신발,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신겨 드린 신발, 그리고 어머니가 떠나는 그날 마지막으로 신은 수의 속 습신까지 태어나 처음 신은 신발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의 항해에 늘 함께 하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다. 지금은 아디다스 신발을 만드는 회사에서 신발의 자부심을 함께하는 순간을 늘 맞이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신는 新발

 

  미국의 작가 로리 롤러는 '신발의 역사'라는 책에서 "세상에는 무수한 신발이 있다. 신발은 삶의 방식, 노동의 형태, 여가 생활에 대해 다른 어떤 개인 소유물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말한다. 대중 가요 가사에서 시대를 읽는 것처럼 신발 속에서도 그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텍스트가 존재한다. 신발은 그냥 한 켤레의 신발이 아니라 누군가의 바람이, 누군가의 다짐이, 누군가의 의미 있는 덕질인 것이다. 오늘은 어떤 신발을 신을까, 매일 그 설렘을 담은 신발, 新발이 아닐까.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신는 新발로 발도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지만 그중에 하나가 또 신발이다. 아니 단연 신발이었다. 동양고무, 삼화고무, 태화고무, 국제상사, 진양화학의 신발 전성시대를 거쳐 여전히 부산하면 신발이지만 그저 신발만이다. 조금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신발, 전성기를 지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부산의 신발, 더 나아질 미래의 신발 도시를 재현하고 싶은 부산으로 말이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신발에서 부산하면 떠오르는 신발의 미래 도시, 부산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신발 전문가가 아닌 홍보 실무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생각 몇 가지를 풀어보고자 한다.

 

신발 제조에서 패션 첨단으로

 

부산의 신발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과거 신발 제조 중심의 이미지에서 패션 첨단 도시로 인식되어져 있는 것일까? 신발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시점에서 조금은 다른 시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물론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중심의 제조에서 부산시와 부산의 신발 관련 기관, 신발 산업 종사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신발 제조만이 아닌 신발 연구개발을 통한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으로의 확장을 이룬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단순히 신발 도시 부산이 아니라 신발의 거점 첨단 도시로 세계 속에 포지셔닝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발 R&D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투자와 성과물에 대한 전사적인 공유가 필요하다. 부산하면 신발에서 좀 더 확장된 패션 첨단 도시로 신발, 그 이상의 미래를 열어 갔으면 한다. 신발 산업도 스마트팩토리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아직은 기계가 사람의 손맛을 이겨낼 수는 없지만 거듭된 변화와 진화로 신발 산업의 무한한 변신이 기대된다.

 



 

@ 베트남 화승비나의 자동화 라인

 

제조 도시에서 브랜드 도시로

OEM에서 ODM으로의 변화를 부산이 이뤄내고 있다면 이제는 ODM에서 브랜딩으로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신발 제조 도시에서 첨단 패션 도시로의 변화, 그리고 첨단 패션을 브랜드로 이어가는 신발 브랜드 도시 부산. 이것이 지금 부산의 신발 프리미엄을 높이는 과제였으면 한다. 부산의 신발의 역량을 담은 부산을 대표하는 신발 브랜드에 브랜딩을 더해 신발 브랜드 도시 부산으로 한발 앞서갔으면 한다. 

 

 

글로벌 신발 R&D 서비스 센터, 부산

 

신발하면 부산, 신발 R&D하면 부산, 신발에 대한 모든 제조 노하우, 지식 서비스와 브랜드 마케팅, 브랜딩에 아우르는 신발 통합 서비스는 이미 부산에서 진행 되고 있다면 이를 세계에도 널리 알려 범세계적 신발 서비스 센터로서의 위상을 가졌으면 한다. 신발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도 한국신발관은 생소할 수 있다고 본다. 부산에 신발 박물관이 있다고? 실제 가보면 신발의 역사에서 신발의 전 장르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코로나로 방문이 어려운 해외 분들을 위해 사이버 전시관을 오픈해 부산 신발이 아니라 전 세계적 신발 아카이브를 통해 글로벌 라이브러리로서 역할을 수행했으면 한다. 실제 그 속에서 전 세계의 신발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여는 것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꼭 필요하리라 본다.

 

글로벌 신발 HR 인큐베이터, 부산

 

그러한 교류의 장을 통해 우수한 신발 인재를 발굴하고 리쿠르팅으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미래의 신발을 이끌 주역 역시 사람이 아닐까. 현역과 취준생이 미리 교류하고 필요한 인재상을 공유하며 앞서 준비한다면 신발 인력의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단순히 국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세계에 알리는 신발 미래도시, 부산

 

부산을 알리는 PR에 있어서 신발을 컨셉으로 한 진행도 고려되었으면 한다. 한 섹션이라도 신발이 언급되어 신발 미래 도시 부산 이미지가 포지셔닝 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신발에 대한 우수성도 알리지 않으면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 자랑할 건 자랑하고, 알릴 건 알려야 한다. 부산의 신발은 충분히 세계적이고, 인류에 힘이 되는 산업으로서의 버팀목이다.

 

ESG를 장착한 신발 기업

 

글로벌 신발 기업인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신발 OEM·ODM 업계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가입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동의한 환경 협약이다. 이번 협약에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모든 사업부는 물론 베트남(화승비나), 인도네시아(화승인도네시아), 중국(장천제화대련유한공사) 등 해외 공장도 동참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가입을 통해 최근 각 기업마다 화두로 떠오른 ESG(지속가능경영)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된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3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환경 전문가를 영입해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을 위한 신발 기업들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신발의 의미를 새롭게, 신발 산업의 가치를 이롭게

 

부산 신발의 우수성을 알리기 전에 신발이 가진 의미를 보다 새롭게 캠페인 했으면 한다. 누군가의 신발, 그 신발이 가진 의미 있는 사연을 통해 우리에게 신발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공감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신발 산업이 더 켜져 사회에 더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또한 기대한다. 신발 업계 종사자 분들에게 다소 현실성 없는 제안이라는 피드백을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이 아니라 하나씩 바꿔나가 변화된, 진화된 신발 도시 부산의 위상을 꼭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