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뉴스

제목 [기자수첩]확진자 2000명 시국에 수백명 줄 세운 나이키의 '무개념'
작성일 2021-08-19 조회수 644
[기자수첩]확진자 2000명 시국에 수백명 줄 세운 나이키의 '무개념'

2021-08-19 644



굴지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지난 12일 명동에 미래형 매장을 선보였다.

혁신적인 디지털 경험을 통해 스포츠와 도시, 소비자를 연결한다는 '나이키 서울' 매장은 서울 명동 눈스퀘어 건물의 기존 H&M 자리에 들어섰다.

 

 

하지만 '나이키 서울' 오픈 당일 명동은 아수라장이 됐다.

나이키 서울 매장 입구에서 시작된 줄은 골목을 돌아 대로변의 롯데백화점 건너편 인도까지 이어졌다.

줄 선 사람들이 따닥따닥 늘어섰고 수백명이 새벽부터 '캠핑'을 불사하며 나이키 서울 매장에 진입하기 위한 오픈런(개장 시간에 맞춰 매장으로 달려가는 현상)에 참여했다.

 

 

나이키 서울은 나이키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디지털 플랫폼 스포츠 펄스(Sport Pulse)를 도입한 신개념 매장이다.

나이키에서 들인 공도 어마어마했고 당연히 개장 첫날부터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이 좋아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키는 코로나19(COVID-19) 4차 확산이 심화되면서 연일 확진자수가 20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브랜드의 이익을 방역보다 우선했다.

 

 

나이키 측은 매장 내 입장객을 조절하려고 시간대별 예약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지 못했다.

국내 나이키 마니아들은 나이키 서울 오픈 당일에 다른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스니커즈가 입고될 거라 예상하고 제품을 구하기 위해 대거 오픈런을 뛰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일 특정 스니커즈 구매를 직원이 막았다는 이유로 매장에서 싸움까지 발생했다.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직원들이 화난 고객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서로 먼저 구매하겠다며 고객들이 싸우면서 매장은 북새통이 됐다.

 

 

무엇보다 나이키 측은 나이키 서울 오픈에 앞서 스니커즈 '덩크 서울' 드로우(추첨 판매)를 실시했고 당첨자들은 매장에 방문해 운동화를 구매해야했다.

덩크서울 당첨자 100여명이 매장에 와서 스니커즈를 수령·결제하려 했기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나이키 측이 고객들을 매장에 오게끔 유도한 것이다.

 

 

명품 오픈런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백화점에서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수 차례 있었다.

이제는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나들고 있다.

'나이키 서울'이 표방하는 '스포츠의 힘과 에너지'를 오프라인에서 함께 나눌 그 날을 위해서 나이키도 방역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2021-08-17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