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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지속가능한 생산의 기준, GRS란 무엇인가?“
작성일 2025-06-14 조회수 8
[칼럼] "지속가능한 생산의 기준, GRS란 무엇인가?“

2025-06-14 8


"지속가능한 생산의 기준, GRS란 무엇인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과 순환경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지속가능성 인증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이 있다. 특히 의류, 신발, 가방, 원단 등 섬유 및 소비재 산업에서 GRS는 친환경 제품을 공식적으로 입증하는 핵심 인증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GRS는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 ‘Textile Exchange(텍스타일 익스체인지)’가 개발한 국제 표준이다. 2002년 설립된 Textile Exchange는 의류·섬유 산업 전반에서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을 촉진하고, 공급망 전반의 친환경 전환을 유도하는 글로벌 기관이다.

처음 GRS2008Control Union Certifications에서 내부용 기준으로 개발되었으나, 2011Textile Exchange가 이를 인수하고 국제 공인 표준으로 재정비했다. 이후로 GRS는 전 세계 수천 개 브랜드와 제조업체가 채택한 대표적 재활용 제품 인증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친환경 인증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는 제품에 사용된 재활용 원료의 비율에 따라 인증 등급과 로고 사용 권한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GRS 인증은 재활용 소재가 전체 제품의 20% 이상 포함될 경우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제품에 공식 GRS 로고를 사용할 수는 없다. 대신, 인증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으면 “GRS 인증을 받은 재활용 소재 XX% 사용이라는 식의 문구 표기만 가능하다.

반면, 재활용 원료가 50% 이상일 경우에는 공식 로고 사용이 허용된다. (tag), 포장재, 광고물 등에 GRS 마크를 부착할 수 있으며, 이는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공급망 투명성을 소비자에게 신뢰감 있게 전달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Textile Exchange의 로고 사용 가이드(TE-302)에 따르면, 로고 활용 시에도 반드시 인증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표기 위치와 배치 방식에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지속가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GRS 인증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인증 비율에 따른 로고 사용 조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textileexchange.org/GRS 로고]

 

“GRS 인증을 향한 첫걸음, 부산시 순환경제 조례 통과

최근 부산시의회가 통과시킨 신발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일부개정안은 지역 신발산업의 순환경제 전환과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의미 있는 제도적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형철 의원이 강조한 폐신발의 재활용 및 재생이용을 위한 기반 구축 조항은 국제 인증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최근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을 요구하는 유럽기업과 신발업체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증 현장의 어려움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GRS 인증은 도입 초기의 기대와 달리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신발생산이 많은 중국의 경우에도 인증 유지를 위해 매년 발생하는 심사비, 교육비, 문서관리 부담, 공급망 추적 시스템 운영 등의 간접비용은 적지 않지만, 실제로 GRS 인증 제품을 요구하는 바이어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은 인증 갱신을 포기하거나, 오더수량이 일정수준 이상일 때 재 인증 받기도 하는 제한적인 방식으로 형식적인 유지에 그치고 있는 상황도 적지 않다.

 

 

[출처 : Pexels]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부산시가 이번 조례를 통해 재활용 기술개발, 수거 및 분류 인프라 확충,재생이용 기반 마련등을 명문화한 것은 GRS 등 국제 인증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신발산업 내 재활용 가능 자원의 재사용 및 재생이용을 위한 기술개발 및 기반구축 사업이 공식 지원항목으로 명시된 점은 GRS 대응과 직결된다.

 

인증받기보다 유지가 더 어려운 현실

GRS는 분명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재활용 인증이며, 공급망 투명성과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인증을 유지하는 데는 매년 수백만 원 수준의 심사 및 관리비용이 들고, 공정마다 재활용 원료의 이력관리를 포함한 까다로운 문서 체계가 요구된다.

이러한 과정은 규모가 작은 지역 중소기업에겐 버티기 힘든 추가 부담이 된다.더 큰 문제는, 그렇게 힘들게 인증을 받아도 그 제품을 특별히 사주겠다는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일부 글로벌 브랜드를 제외하면, 국내외 바이어 대부분은 여전히 인증보다 가격과 납기, 브랜드 네임을 우선시한다.

, GRS 인증은 선택받을 가능성은 열어주지만, 확실한 수익은 담보해주지 않는다.

 

인증을 버티게 만드는 정책적 실효성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단순하다.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정책, 그리고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다.

 

첫째, GRS 인증과 관련한 심사비, 컨설팅, 관리 시스템 운영에 대한 일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연간 인증 갱신에 대한 보조금 또는 바우처 형태의 지원이 있다면, 인증을 포기하는 기업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2025는 미국의 관세정책의 변화로 추경을 통한 수출바우처 사업을 통하여 인증지원 사업많이 추진하고 있다. 부산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관련된 신발기업들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인증 원자재 확보를 위한 공동구매 시스템이 필요하다.

GRS 인증 자재는 개별 업체가 단독으로 수입하거나 구매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원자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구매 창구를 마련한다면, 비용 절감과 안정적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셋째, 판로다.

GRS 인증 제품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면, 인증은 의미 있는 고립에 그친다. 부산시 또는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 조달 시스템, 지역 사업 등에 GRS 인증 제품을 우선 구매 또는 가점 부여 대상으로 지정한다면, 이는 곧바로 인증 유지의 실질적 보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샌들도 PET처럼신발도 재질에 따라 따로 버릴 때다

 

오늘날 우리는 투명 PET병을 따로 모아 버리는 것이 당연해졌다.

뚜껑과 라벨을 제거하고, 투명병만 분리하면 더 좋은 품질로 재활용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런 분리 인식은 이제 일상의 상식이 되었고, 순환경제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신발은 왜 아직도 종류 불문, 소재 불문 한데 모아 버려야 하는가?

사실상 운동화·구두는 사실상 재활용 불가 제품이다. 10%미만이 재판매 되고 있는 현실이다. 재활용은 거의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이 신발을 한 덩어리 제품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운동화나 구두처럼 복잡한 구조의 신발은 겉감, 안감, , 인솔, 미드솔, 아웃솔까지 다양한 재료가 강하게 접착되거나 봉제되어 분리 자체가 어렵다.

이런 제품은 현재의 기술로는 소재별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데 한계(효율이 없음)가 크다.

결국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샌들·슬리퍼류는 다르다, 반면 샌들이나 슬리퍼는 구조가 단순하고, 특히 EVA, PVC, TPU 등 단일 플라스틱 기반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아 소재만 구분해 수거하면 상당한 품질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출처 : 기사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사진]

 

 예를 들어 EVA 슬리퍼는 쉽게 분쇄가 가능하고 열성형으로 다시 제품화할 수 있으며 충전재, 바닥재, 슬리퍼, 요가매트 등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폐타이어가 재활용이 많이 되는 것과 같은 경우다

, 운동화나 구두가 재활용의 사각지대라면, 샌들·슬리퍼류는 재활용의 기회지대.

우리가 플라스틱병을 분리할 때 투명’, ‘유색을 따지듯 신발도 이제는 분리 가능한 것그렇지 않은 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

운동화/구두는 복합재, 분해 어려움 현행 수거 시스템 유지하고 샌들/슬리퍼는 단일소재 중심, 구조 단순 별도 수거함 설치 및 소재표시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샌들류에는 플라스틱 용기처럼 사용 원재료가 명시되어야 한다.

‘EVA 100%’, ‘PVC+TPR 혼합처럼 표기만 있어도, 수거 후 분류가 훨씬 용이해진다.

 

부산처럼 신발산업 기반이 있는 도시는 특히 먼저 움직일 수 있다.

샌들·슬리퍼 전용 수거함 설치 및 제품 라벨 및 바닥에 재질표시제 권고하고 재활용 가능한 신발 분리배출 캠페인을 함께 하자.

기업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단일소재 중심 설계(Design for Recycling)를 고민하고 소비자는 이 신발은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버려야 할까?”

한 번쯤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기획: 이일형

지오힐대표/ 경남정보대학교 신발패션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