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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정판 신발 장사 너무 믿었나”...1조 유니콘에 발 담갔다가 딜레마 빠진 네이버
작성일 2025-04-25 조회수 17
“한정판 신발 장사 너무 믿었나”...1조 유니콘에 발 담갔다가 딜레마 빠진 네이버

2025-04-25 17


 

  “한정판 신발 장사 너무 믿었나”...1조 유니콘에 발 담갔다가 딜레마 빠진 네이버

 

김금이 기자 gold2@mk.co.kr 정호준 기자 jeong.hojun@mk.co.kr

소비침체에 리셀시장 직격탄
누적 적자 쌓여 결손금 4141억
‘크림’ 수익성 회복이 급선무

美스톡엑스와 해외공략 맞손
JV 설립 후 지분매각 가능성도


 

 




네이버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설립 이후 누적된 적자와 패션 플랫폼 시장의 회복세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미국 스톡엑스가 크림을 상대로 밸류(기업가치) 측정을 위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제휴 방식이 정해질 전망”이라며 “조인트벤처(JV) 설립부터 스톡엑스의 크림 흡수 합병, 사업·지분 제휴 등 여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네이버가 결국 크림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크림은 나이키, 슈프림 등 글로벌 유명 스니커즈·의류 브랜드 한정판 상품의 비대면 개인 간 거래(C2C)를 중개하는 사업으로 코로나19 시기에 빠르게 성장했다. 2023년 말 알토스벤처스에서 500억원을 투자받을 때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도 등극했다.

하지만 유사한 리셀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며 국내외 경쟁이 심해진 데 더해 고물가에 따른 불황과 소비 침체가 길어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C2C 플랫폼 특성상 검수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 등 비용이 급증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크림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3216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 성장률 역시 2022년 1300%에서 2023년 166%, 2024년에는 45%로 급격히 둔화됐다.

네이버가 스톡엑스와 JV를 설립해 크림을 공동 운영하면 해외 시장 개척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림에서 거래되는 국내외 인기 제품들이 스톡엑스의 글로벌 물류·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를 타고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시나리오다. 앞서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JV를 통해 중국 온라인 유통 채널 개척에 나선 것처럼 크림도 글로벌 판로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

현재 크림은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SNKD)를 운영하는 소다(SODA)를 자회사로 편입해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다. 네이버 또한 미국 포시마크(Poshmark)를 거점 삼아 북미 중고거래 시장을 공략 중이다.

스톡엑스 입장에서도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크림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톡엑스는 202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한정판 스니커즈 수요를 기반으로 입지를 넓혀왔으며, 최근엔 원화 결제 및 한국어 서비스 등 현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리셀 플랫폼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 스톡엑스와 크림 간의 협업 논의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 크림 관계자는 “세계에서 규모가 큰 리셀 플랫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함께 논의하는 것들은 꽤 있다”며 “하지만 JV 설립 등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2025-04-24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