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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로수길, 뭐 입고 갈래? | ||
작성일 | 2023-11-30 | 조회수 | 253 |
가로수길, 뭐 입고 갈래?
2023-11-30 253
가로수길, 뭐 입고 갈래?
코로나로 많은 상권들이 변화를 맞았다.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 서울의 중요 상권들은 어떨까. 서울 7대 상권으로 불리는 △광화문·종로 △을지로·명동 △홍대 △가로수길 △성수동 △강남역
△여의도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특히 성수, 을지로, 여의도의 경우에는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매출이 상승한 지역이다.
성수의 경우 공실율이 감소하며 여러 분야에서 입점을 앞다투고 있다. 7대 상권 중 이와
상반되게 가장 높은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는 곳은 바로 가로수길 이다. 오늘은 이 가로수길 상권에 대해
알아 보려 한다.
가로수길은 도로에 위치한 은행나무를 기점으로 펼쳐지는 상권으로 분위기 있는 예술
상권으로 시작해 자리를 잡았다. 그 추세가 주춤 하는 듯 했으나 2018년
애플 스토어가 가로수길 메인에 입점하게 되면서 그 열풍은 계속 이어졌다. 2030을 저격할 만한 젊은
브랜드면서도 하이엔드 브랜드인 딥디크, 메종키즈네, 젠틀몬스터와
같은 굵직굵직한 매장들이 입점하게 되었다. 하지만 올라간 임대료와 권리금에 원래 자리를 채우고 있던
힙한 개인 카페들과 식당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게 되었고 그 자리는 대형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쉽 스토어들로 메꿔지게 된다. 이것이 가로수길 공실률 38프로 라는 결과를 가지고 와 가로수길은
그렇게 저무는 듯 보였다. 하지만 메인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골목들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입점한 작은 가게 들이 새로운 상권을 만들면서 이름하여 “세로수길”이
생성되었는데, 이는 2030 고객층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가로수길이 성수나 을지로와는 구분되는
특이점이 있다면 바로 에스테틱샵의 대거 입점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매출은 성형외과와 에스테틱 샵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원정성형”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이끄는 좋은 수단이다. 가로수길에 입점한
이솝, 딥디크, 탬버린즈,
바이레도 등의 고급 향 브랜드들의 고급진 건물 외관과 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의 디자인이 합쳐져 고급진 분위기를 내는 가로수길에 적합한
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
Tpo에 대해 알고 있는가. 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옷을 입는 것에 대한 패션 업계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는 편하게 입는 캐주얼 웨어와 공식적인 사리에서의 오피셜 웨어 정로도만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2030의 경우에는 지역별 tpo가 적용 된다. 물론 상권별로 이 옷을 입어야만 한다는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해당 거리에 맞는 , 분위기에 맞는 패션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센스로 여겨지는 것은 맞다. 배경에 맞는 옷차림을 신경 쓰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패션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홍대의 경우에는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강한 옷차림을, 이태원은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를, 을지로는 힙하고 레트로한 분위기를, 성수는 가장 트렌디하고 인스타그램 사진에 잘 어울릴 만한 패션을 선호한다. 이런 탓에 그 상권에서도 해당 거리의 분위기와 잘 맞는 패션 매장이 들어설 수 밖에 없다.
현재 신사동 가로수길의 경우에는 어떨까? 메인 가로수길에서는 화려하게 꾸며진 폴로 매장이 눈에 띄었다. 안쪽 골목의 세로수길 에서는 사뿐(여성구두) 플래그쉽 스토어, 온더스팟( 편집샵), 풋락커, 오츠니카타이거, 닥터마틴, 올버즈 등이 위치해 있었다. 온더스팟은 나이키, 아디다스, 크록스와 같은 브랜드의 신발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스토어이고, 풋락커의 경우 조던 신발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스니커즈의 정석과 같은 오츠니카타이거와 요즘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아주 인기가 많은 닥터마틴도 있었다. 올버즈의 경우 파타고니아와 더불어 친환경 패션의 선두주자이다. 시작부터 신발계의 애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고 가장 처음입점 한 곳이 신사점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들이 많이 입점한 가로수길에는 폴로 매장이, 2030이 많이 찾는 세로수길에 그에 맞는 힙하고 감성적인 브랜들이 많이 입점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열된 신발들을 보면 가로수길 방문객의 패션 트렌드를 예측해 볼 수 있는데, 을지로나 성수에 비해서는 정돈된 분위기의 거리라는 점 때문인지 빈티지 아이템이 있는 상점은 많이 없었다. 그리고 사뿐이나 닥터마틴과 같은 브랜드들로 보아 포멀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힙한 디자인이라고 하더라고 상대적으로 미니멀하고 대중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패션일 것이다. 실제 방문 했을 당시 본인도 그런 패션에 맞춰 입었고 방문객들도 비슷하 무드였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처럼 상권과 소비자들, 거리와 방문객들은 결국 하나되어 하나의 분위를 함께 만들어간다. 가로수길은 공실율 증가와 임대료 상승, 메인 도로에서 주요 브랜드들이 나가며 큰 위기를 맞았었다. 하지만 세로수길로 상권이 확장 되며 제 2의 전성기를 도모하는 듯 해 보인다. 가로수길와 세로수길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여 독보적인 가로수길 만의 분위기를 형성해야 할 것 이다. 다음에 가로수길을 방문한다면, 그땐 어떤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을지, 가로수길은 어떤 티피오가 어울리는 동네가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