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뉴스

제목 문정동 로데오 거리
작성일 2023-11-30 조회수 517
문정동 로데오 거리

2023-11-30 517


문정동 로데오거리 

 

걷고 싶은 거리, 로데오 거리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visit seoul 사이트에서는 문정 로데오 거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에 위치한 문정동 로데오거리는 우리나라 로데오거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1992년 브랜드 의류 재고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완성된 역사 깊은 거리다. 중앙도로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늘어선 200여 개의 매장은 각종 브랜드를 한번에 만날 수 있는 편리함을 선사한다. 쇼핑 마니아들이 유독 관심을 가지는 매장은 바로 100여 개 유명 브랜드의 개별 숍과 멀티 패션몰. 제일모직, LG패션, FNC코오롱 아웃렛을 비롯해,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개별 로드 숍과 모즈, 덤프 등의 멀티 패션몰이다.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매장들은 인테리어나 서비스도 좋고 무엇보다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쇼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가격 역시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쇼핑 후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넘쳐나며, 커피숍, 식당가, PC, 오락실 등이 골목 곳곳에 위치해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특징을 이유로 문정동 로데오거리의 방문을 추천한다. 그런데 왜 문정동 로데오 거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을까? 내가 방문한 문정 로데오 거리는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한산한 분위기 였다. 중앙도로를 중심으로 200여개의 브랜드를 한번에 만날 수 있다는 설명과 달리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많았고 거리 입구 탠디 매장은 폐업한지 오래 된 듯한 모습이었다. 한때 로데오 거리의 원조이자 쇼핑의 성지였던 문정동 로데오 거리는 어쩌다 찬바람이 불게 된 것일까?

  

사실 그 원인은 서울시의 설명에서만 봐도 확인 할 수 있다.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매장들은 인테리어나 서비스도 좋고 무엇보다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쇼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서울시의 설명부터 확인해보자.

 

첫째, 인테리어. 내가 본 거리의 인테리어는 다른 서울의 거리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거리 자체가 아니라 매장의 인테리어를 말하는 거라면 그 브랜드사의 전형적인 인테리어일 뿐 특별한 점은 없었다. 오히려 중간중간 문을 닫아 허름해진 매장들은 미관을 해쳤다. 큰 로드숍 들 안쪽으로 펼쳐진 골목들 역시 한산 할 뿐 심미적으로 좋진 않았다. 둘째, 서비스와 여유로운 쇼핑. 서비스는 개인차가 있으나 여유로운 쇼핑이라는 것은 사람이 없어 한산한 공간에서의 쇼핑이거나 사람은 많지만 규모가 커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전자라면 거리의 장점으로 느껴지진 않고 문정동 거리의 경우 후자에 속하지는 않는다.

 

가격 역시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는 쇼핑 후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넘쳐나며, 커피숍, 식당가, PC, 오락실 등이 골목 곳곳에 위치해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라는 설명도 알아보자.

 

저렴한 가격, 합리적인 가격, 상대적으로 할인 된 가격. 이미 사람들에게는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 구매가 할인율이 높다는 인식이 있고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하더라도 집에서 클릭 한번으로 구매 하는 것이 너무 쉬워진 상황에서 굳이 문정동으로 사람들을 이끌어낼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사실 정말 독보적으로 저렴하다면 그게 어디든 찾아가는게 소비자이다. 다음으로 다양한 먹을거리와 다채로운 즐거움은 어떨까. 너무나도 치솓는 물가에 간단한 허기를 식당에 들어가서 달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4인 가족이 들어가서 메뉴 두어개를 시켜 맛 보고 다시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마트 푸드코트처럼 눈치 보지 않고 다양하게 시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모처럼 나온 가족 외식의 기분을 낼 수 있는 식당들이 있는 동네는 아니였다. 그렇다면 가족단위 소비자들은 쇼핑을 마치고 바로 끼니를 해결하고 주말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젊은 세대의 경우 길거리에서 사먹는 간단한 간식거리가 있는 동네나 가게의 확실한 특색이 있는곳에 가서 소품샵이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있는 동네를 선호 할 것이다. 그러니 서울시는 문정 로데오거리에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것이 이제는 더이상 즐거움의 축에 들지 못할 만큼 문화가 많이 발전했다고 느껴진다.

 

서울시의 문정 로데오 거리 설명에 트집을 잡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본질은 거기에 있다. 서울시가 설명하는 문정동 거리를 와야 하는 이유가 하나도 문정동과 부합하지 않는 다는 것. 거기에 더불어 그 설명에 부합하는 쇼핑 거리가 실제로 존재 한다는 것이다. 문정동은 그렇지 않고, 반대로 그런 곳이 있으니 소비자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가격이 저렴하며 다양한 브랜드가 한데 모여있고 다양한 먹을거리와 자채로운 즐길 거리가 있지만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 한 곳. 바로 아울렛이다. 저 설명 속 장점과 특징을 그대로 닮은 것이 바로 아울렛이지 않은가?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역사를 타고 올라가보자. 문정 로데오 거리 부흥의 시작은 바로 폴로 매장이었다. 

 

한 랄프로렌 폴로 의류 매장이 국내 최초로 상설의류만을 취급하기 위해 약100여평의 면적을 임차해서 매장을 오픈했던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입소문이 나자 다른 유명브랜드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 하더니 약2년여만에 대로변의 거의 모든 점포들이 의류매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 시작이다. 그렇게 개인 상권들의 노력으로 문정 로데오 거리는 이월상품 재고 매장으로서 자리매김 하게 되었고 그 바람은 전국적으로 이어져 로데오 거리 열풍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열풍을 잠재운 것이 바로 대형 회사들의 아울렛 사업이었다. 전국적으로 생겨난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 아울렛 열풍으로 문정 로데오 거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백화점 만큼 삐까뻔적한 외관에 이중주차가 필요 없는 큰 주차장, 다양한 먹을거리와 예쁘게 꾸며진 공간들, 아이들을 위한 키즈 공간까지 갖춘 대기업형 올라운더 쇼핑 사업을 개인상권들이 당해낼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정말 문정 로데오 거리에 부활의 길은 없는 걸까.

 

나는 그 길을 뜻밖의 자리에서 만났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시작에서 만난 한 마디.” 걷고 싶은 로데오 거리 

 

이 문구를 기준으로 쭉 뻗어진 거리에 탁 트인 하늘 그 시선의 끝에는 잠실 롯데 타워가 있었다. 난 문정 로데오 거리의 방향을 여기서 찾아보려고 한다. 온라인 쇼핑이 너무나도 발전하고 갈수록 대기업의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는 자본형 문화공간에 맥을 추릴 수 없는 현실은 사실 전국적인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은 데이트 코스로 이제 명동 신세계, 동탄 롯백을 떠올린다. 옷을 사러 가는게 아니다. 신발을 사러 가는게 아니다. 백화점에서 쏟아지는 수 많은 문화 요소들에 이끌리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교체되서 새로운 팝업들과 아기자기 하면서도 웅장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이번 연말에도 어김없이 사람들을 끌어 모을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예쁜 트리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잠실 롯데월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명동 신세계, 롯데 백화점, 여의도 더현대이다. 놀랍게도 모두다 백화점이다. 그리고 그 트리 앞에는 사람들이 놀이기구 타는 것 마냥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중요한 것은 트리를 가는 사람들이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맛있는 것을 사먹고 팝업들을 즐기며 살 생각 없던 물건도 하나 들고 나오게 된다. 당장 사지 않더라도 그렇게 만난 브랜드를 인터넷에서 구매 하는 사람들도 많다.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한 공간 센스 있는 디자인이 가득한 대기업형 자본력 문화 공간을 [ 전통시장 지키기]와 같은 방식으로 맞서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돌파구를 찾아 그곳에는 없고 문정동에는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는 좋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지하철 역과 정류장이 주변에 많다. 조금만 더 가면 가락시장이 있고 그 너머로는 잠실이 있으니 동떨어진 동네도 아니다. 거리도 넓고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막고 있지 않아서 탁 흐인 시아가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부족으로 길가에 이중주차 되어 있는 차들이 눈에 띄었다. “ 걷고 싶은 로데오 거리를 위해 지자체는 주차장을 확보하고 이면주차를 막아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거리 자체의 디자인을 변화 시켜 그 거리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사계절 내내 방문 할 만한 특징을 가져야 한다. 이제 옷만 사러 오는 시대가 지났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시작이다. 나는 걷고 싶은 로데오 거리의 특징을 살려 신발 특화 거리를 만드는 의견을 제시한다. 같은 브랜드 매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옷과 가방, 신발과 모자가 함께 있다 보니 온라인 매장에 비해 디자인이 적고 실제로는 의류가 메인인 경우가 많다. 신발의 경우 옷보다 더욱 실제 신어보고 구매했을 때의 장점이 큰 상품이다. 브랜드 매장 자체는 유지하되, 브랜드 별 다양한 신발들을 중점적으로 매치해 소비자들이 체험 해 볼 수 있게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으로서의 장점이 두드러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위주의 팝업들과는 새로운 형태의 체험 코스를 만들 수도 있다. 웰빙과 건강 트렌드는 젊은 세대를 중점으로 더더욱 퍼져 나가고 있다. 광고에서 나오는 것을 다 믿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비자가 찾아보고 능동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트렌드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다. 하루 중 외출하는 모든 순간 함께 하는 아이템이 바로 신발이다. 하루 종일 신고 있다 싶이 하는 이 신발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신을 것인가. 어떤 신발, 걸음걸이가 건강한 체형을 유지 할 수 있는가에 맞춘맞춤형 신발팝업들이 큰 인기를 끌 것이다. 굳이 개개인형 맞춤 수제화 거리 일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브랜드별로 발 모양에 맞는 디자인이 있을 것이고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라인에 따라 개개인에게는 다 다를 것이다. 그런 브랜드들이 줄 지어 있고 그 브랜드 상품을 연속적으로 체험 할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개인 맞춤형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전체 거리의 모든 가게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같은 목적과 상장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자신에 딱 맞는 예쁜 신발을 신고 건강을 위해 가볍게 걸으며 나를 챙긴다가 그 거리의 슬로건이 될 것이다. 신발을 사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산책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형성 된다면 건강 관련 브랜드 팝업들은 알아서 입점 할 것이고 샐러드나 건강한 음식, 보양식을 파는 식당들도 주변 상권을 형성한다면 그 거리는 어떤 대기업형 자본 문화 공간도 빼앗아 갈 수 없는 독보적인 특색 거리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웰빙과 맞춰 환경에 관심이 많은 요즘 사람들을 위해 구매 했지만 사용하지 않는 중고 신발, 의류를 해당 매장에서 수거하고 새제품을 할인해주는 시스템을 적용하기를 추천한다. 아주 독보적인 핸드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의 경우, 핸드폰 케이스들 중 아주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 하고 있지만 사용하던 핸드폰 케이스를 가지고 올 경우 수거하고 실제로 재활용하며 새 제품 구매시 할인을 해주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아주 반응이 좋다, 이는 기존 고객이 또 다시 그 브랜드사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좋은 트리거가 되기도 하고 실제 재활용 하여 만든 케이스는 조금 더 합리적으로 판매하기도 하는 등 브랜드 선호도와 충성도를 높이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온라인 매장의 향연 속 오프매장을 방문 할 만한 좋은 목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이러한 중고 제품을들 조금 변형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도 하는데 아주 인기가 많으나 아직까지 해당 브랜드에서 수거하여 재판매 하는 경우는 없다. 해당 브랜드가 자사 물건을 변형 후 재 판매 하는 것은 희소성과 전문성이 모두 있는 빈티지 아이템으로서 모든 매장에서 진행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문정 로데오 거리의 해당 매장에서만 특별하게 진행 한다면 이 또한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같은 브랜드의 매장이라도 홍대점인가 신사점인가에 따라 다르게 물건을 배치하거나 공간을 구성하여 매장별 특색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명품 향수 브랜드 딥디크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하여 매장 지점별로 다른 구매 세트를 구성해 구매력을 올리고 있다. 이런 점을 벤치마킹한다면 로데오 거리거리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 하는 좋은 이색 거리가 될 것이다. 

 

문정 로데오 거리에 필요한 변화의 모습은 필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전통시장 살리기와 같은 획일화되고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역 부족이라는 것이다. 문정 로데오 거리 입구에서 상인회에서 만든 많은 현수막들을 보았다. 한산해진 상권을 지키고 있는 개인 상인분들의 간절함과 재기하려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걷고 싶은 문정 로데오 거리정말 걷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의 걸음이 간절한 상인들의 바람처럼 , 그런 간절함에 지자체의 자본과 관심이 더해져 문정 로데오 거리의 재 부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