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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헤리티지슈즈의 조건_아디다스 포럼 [기획기사]
작성일 2022-04-27 조회수 1436
헤리티지슈즈의 조건_아디다스 포럼 [기획기사]

2022-04-27 1436


헤리티지슈즈의 조건_아디다스 포럼

 

80년대 중반 세계 스포츠 시장을 호령하던 아디다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인하여 시장의 판도가 바뀐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와 계약 전과 후로 나뉜다. 당시 아디다스를 사랑했던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으로 착용한 아디다스의 혁신적인 농구화였던 포럼(FORUM)을 소개하고자한다.

 

 

1. 아디다스 포럼 소개

 

현재 신발시장에서 나이키의 에어 포스 1과 덩크, 에어 조던 1의 맹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디다스가 선방을 하고 있는 몇 가지 모델이 있다. 그 중 오늘 소개할 모델은 아디다스 포럼이다. 아디다스 포럼은 1984년에 하이 모델로 발매되었으며 최초로 100달러를 넘긴 농구화였다.

 

 

이 신발의 이름 유래는 1980년대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의 이름이었던 'The FORUM(현재 명칭은 KIA FORUM)'에 따왔으며, 1984년 마이클 조던이 LA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착용한 마지막 아디다스 신발로 알려져 있다. 포럼을 디자인한 프랑스 출신의 디자이너인 자크 샤생(@jacqueschassaing)은 아디다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이다.

 

 

 

그의 대표작으로 ZX 시리즈, ZX TORSION 시리즈, 이반 렌들, 라이벌리 하이 등 유수의 스포츠 스타의 신발을 디자인하였으며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 디자이너들을 지도하고 있다. 포럼의 등장배경은 농구시장에서 최고 모델로 꼽히던 아디다스 탑 텐 하이(Top Ten high)를 베이스로 최신기술을 접목하여 개발된 신발이다. 1984년 아디다스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되었으며 아디다스 컬렉터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모델로 유명한데 하이 외에도 미드, 로우 버전이 추후 발매가 되었다. 발매한지 36년이 지난 후, 202012월에 'FORUM 84 HI BLUE THREAD'라는 명칭을 달고 리부트되어 돌아왔다. 그러나 예전 1984년 프랑스 생산 제품과는 힐 높이나 아일렛 유무, 전체적인 루킹 변화 등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아있다.

 

 

2. 한국과의 관계

 

포럼은 1984년에 아디다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생산되었다. 이후 2~3년간 발매를 해오다 잠시 중단되는데 이는 아디다스 본사에서 생산 공정이 너무 많고 까다로운 나머지 타 공장으로 이전하기 위한 것으로 사료된다. 1980년 중, 후반은 프랑스의 인건비 상승문제로 인해 아디다스 총 생산량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던 한국과 대만이 아디다스 프랑스로부터 캐시카우 모델(스탠 스미스, 슈퍼스타, ZX 시리즈 등)을 받아오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당시 한국의 아디다스 생산을 담당했던 삼화고무와 대양고무, 대봉, 대흥 등 비즈니스를 이어오던 중 삼호산업이 1987년 아디다스와 비즈니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포럼 수주를 받아오게 된 의미 있는 모델이다. 포럼을 살펴보면 재봉 공정이 많고 솔 특성상 제조준비에서 사용되는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까다로운 신발이지만 그만큼 공장 단가만 무려 30달러 중반의 최고가 제품이었다. 현재 고가 신발의 공장 단가와도 맞먹는 수준으로 당시 환율을 계산해본다면 놀랄 수밖에 없다. 이후 1988년에는 포럼 미드, 1991년에 포럼 로우가 개발 및 생산되었다. 그리고 삼호산업이 1996년 아디다스와 비즈니스가 종료되면서 포럼의 생산은 한국기업인 풍원제화공업이 진행하게 되었다.

 

 

3. 포럼의 디테일

 

우선 포럼의 신발을 보도록 하자. 포럼에는 꽤나 재미난 기능과 원단을 사용했는데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크리스 크로스 스트랩 시스템(CRISS CROSS STRAP SYSTEM) - 1984년에 생산된 프랑스 제품의 측면부에 위치한 아디다스 트레포일 로고 밑의 pat. pending이라는 글자가 존재했다. 이는 patent pending의 약어로 특허 출원 중을 뜻하는 단어로 특허를 받은 이후 pat. pending이 빠지게 된다. 놀라운 점은 어퍼 분야에서 특허가 나오기란 쉽지 않다. 이 특허는 자크 샤생이 발목의 부상을 방지하고자 물리치료사가 발의 뒤쪽을 지지하기위해 탄성밴드 사용법에 영감을 받아 고안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조이는 스트랩 방식이 아닌 십자가 형태의 비대칭 스트랩을 휘감아서 조이는 방식으로 명칭은 크리스 크로스 스트랩 시스템으로 불렸다. 이 방식을 통해 일반 스트랩보다 편안하고 단단하게 조일 수 있으며 지지력이 탁월한 기술이다.

 

 

델린저 웹(Dellinger Web) - 오레곤 대학교의 빌 바우만(나이키 공동 창립자이자 육상코치)의 보조 코치로 일했던 빌 델린저가 거미줄에서 영감을 받아 특허를 얻은 기술로 델린저 웹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를 처음 사용한 신발은 MARATHON TRAINER로 아디 다즐러의 마지막 프로젝트 신발로 알려져 있다. 델린저 웹의 제작 방식은 미드 솔 외측에 그물을 부착한 형태이며 농구화에는 포럼이 최초로 적용되었다. 그물을 미드 솔에 부착한 이유는 힐 착지 시, 일반적인 운동화는 뉴턴의 작용반작용의 법칙으로 인해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델린저 웹이 적용된 신발은 충격이 미드 솔의 그물을 타고 고루 분산되어 무릎에 충격을 방지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당시 삼호산업 출신의 생산 담당자의 회고에 의하면 그물을 미드 솔에 접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정이라 했다.

  

 

스테빌 힐(Stabil Heel) - 내부형 힐 카운터와 더불어 TPU로 된 외부형 힐 카운터가 동시에 적용된 방식이다. 이전 ZX 500번에 차용이되었던 방식으로 중족부 ~ 후족부를 둘러싼 외부형 힐 카운터로 인해 발의 지지를 보다 안정적으로 잘 잡아주도록 고안된 방식이다.

   

 

테리 클로즈(타월 원단) - 수건의 극세사 원단을 최초로 칼라 라이닝과 텅 라이닝에 접목하여 발의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출하는 역할로 농구선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보다 자재의 질이 좋아져 어퍼의 메인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4. 다양한 종류의 포럼

 

 


 

1993년에 발매 된 포럼 미드. 당시 특허등록이 된 페이턴트 가죽을 세계 최초로 사용한 제품이며 삼호산업에서 개발 및 생산되었다.

 

1996년 칭다오 삼호에서 생산한 포럼 하이. 현재 발매되고 있는 아디다스 포럼 84 시리즈 루킹과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며 1984년 프랑스산과 흡사하다.

  

 

 

2006년에 발매한 월드 오브 매터리얼팩 중 재팬 데님으로 나온 포럼 하이. 일본은 구형 방직기로 짠 셀비지 데님(Selvedge denim)과 전통적인 꽃문양 비단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맨즈, 우먼즈 미드 2가지 버전이며 1900족 한정 수량으로 발매되었다. 당시 이를 생산한 공장은 대련 풍원제화공업이다.

 

2021년에 미국의 래퍼 배드 버니와 협업제품. 보통 어퍼에 3가지 이상 자재가 사용 되는 신발인 경우, 조잡해 보이고 인기 낮은 경우가 많지만 포럼이 지니고 있는 헤리티지 감성을 잘 살렸다. 특히 2겹의 텅, / 부착식 스트랩, 통통한 칼라 폼, 힐 보강, 스트링 조이개로 이루어져 MZ세대가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멋지게 재해석했다. 현재 브라운 컬러는 100만원 초반 가격을 형성중이다.

 

 


 

2021년에 발매한 포럼 시티 시리즈 중 하나인 멕시코시티. 화이트 톤의 레더에 코발트 블루로 청량함을 더했다. 텅은 아디다스 트레포일 로고라벨 대신 멕시코 폰트로 변경되었다. 3선과 인솔은 멕시코의 전통 도자기 문양인 탈라베라(Talavera)로 디테일을 올렸으며 스트랩은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제작이 되었다.

 

2021년에 발매한 요지 야마모토 X 아디다스 Y-3 포럼 하이 OG. 전체적인 형태가 리부트 된 포럼 84 하이와 미묘하게 다르며 측면에는 아디다스의 특징인 3선 로고가 없다. 크리스 크로스 스트랩의 원리처럼 지퍼가 중족부에서 후족부로 휘감겨진 형태로 제작이 되었고 지퍼의 손잡이 부분에는 탄성이 좋은 러버 스트링으로 훅과 룹을 통해 더 타이트한 핏을 줄 수 있도록 디테일을 더했다.

 

 

최고 기능으로 농구선수들에게 사랑받았던 아디다스 포럼. 이제는 아디다스의 헤리티지 슈즈로 남녀노소가 찾는 신발로 다가왔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 사용과 신공정 접목, 타 브랜드, 엔터테이너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나아가는 모습에 많은 영감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