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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6-11-04 | 조회수 | 19 |
[칼럼]2026 패패부산 개막, 신발산업의 미래를 묻다
2026-11-04 19
[칼럼]2026 패패부산 개막, 신발산업의 미래를 묻다
AI 제조혁신부터 글로벌 비즈니스까지…부산 신발·패션산업의 새로운 전환점

부산 신발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2026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패패부산)’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3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378개 기업이 참여했다. 신발과 섬유, 패션 분야의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고 국내외 바이어와의 비즈니스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개막 첫날, 부산의 날씨는 다소 흐렸지만 전시장 안은 사람들의 온기로 따뜻했다. 부스를 둘러보며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올해도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관람하러 온 많은 신발산업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신발산업에 몸담아 온 익숙한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근황과 산업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은 전시회를 찾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신발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이어진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패패부산의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올해 패패부산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시 규모 자체보다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다. 신발 완제품과 소재를 소개하는 전통적인 전시 방식에서 나아가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AX), 소비자 체험,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이는 부산 신발산업이 앞으로 어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방향이기도 하다.
비슷하지만 다른 3개 부스
2026 패패부산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젤러펠트(Zellerfeld), 바이트사이즈(BYTESIZE), 크리스틴컴퍼니(KRISTIN COMPANY)의 부스였다. 세 기업은 서로 다른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었지만, 신발산업의 미래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젤러펠트 부스에서는 3D 프린팅 신발이 눈길을 끌었다. ‘FROM DESIGN TO 3D PRINT’라는 문구처럼 디지털 디자인을 실제 신발로 구현하는 기술은 기존의 재단, 재봉, 제화중심 제조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보여주었다. 아직 생산성과 원가, 소재 특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겠지만 신발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이었다.
바이트사이즈 부스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신발산업에 가져올 변화를 생각하게 했다. 신발 제조 현장에는 오랜 경험과 기술이 축적되어 있지만, 이를 데이터로 연결하고 활용하는 데에는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다. AI가 이러한 경험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다면 제품 개발과 생산관리에도 새로운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크리스틴컴퍼니 부스에서는 디자인과 제조를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신발은 디자인에서 실제 제품으로 완성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제품 개발 기간을 줄이고 새로운 브랜드의 시장 진입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곳을 돌아보며 느낀 것은 신발산업의 변화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젤러펠트가 제조방식의 변화를, 바이트사이즈가 데이터 활용의 변화를, 크리스틴컴퍼니가 디자인과 제조의 연결을 보여주었다면, 결국 이 모든 변화는 신발산업의 차별화를 위한 서로 다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은 오랜 기간 축적된 신발 제조기술과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AI와 디지털 기술, 새로운 생산방식이 결합된다면 또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착화감과 기능성, 품질을 확보하는 제조기술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존 제조 경험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세 개의 부스를 둘러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신발산업의 미래가 단순히 더 좋은 신발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신발을 만드는 방식과 산업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생각하는 데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출처 : 젤러펠트(Zellerfeld), 바이트사이즈(BYTESIZE), 크리스틴컴퍼니(KRISTIN COMPANY)의 부스/필자 촬영후 AI편집]
AI 시대의 소비 변화와 신발산업의 미래, 트렌드 세미나
10월 29일 오후 1시 30분부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 메인무대에서 진행된 ‘2026 PFB 트렌드 세미나’는 ‘TREND ACTION’을 주제로 총 5개 강연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강연은 권정윤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27: AI 시대, 소비와 비즈니스의 새로운 질서’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비즈니스 환경을 살펴보고, 기업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어 김윤희 오라클 상무이사는 ‘AI Native Company로 향하는 패션 기업의 AI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패션기업이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기업 운영의 핵심 역량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보는 자리다.
신발산업에 특화된 강연도 마련됐다.
바이트사이즈 위영량 대표는 ‘Zero to One: 신발 산업의 처음과 끝을 AI로 다시 쓰다’를 주제로 신발산업의 전반적인 업무 과정에서 AI가 가져올 변화와 활용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맡았다.
이어 크리스팀컴퍼니 이민봉 대표는 ‘상상을 신는 시대, AI로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AI 기술을 활용한 신발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K2그룹 연구본부 K-LAB 이정호 이사는 ‘AI 시대 브랜드 R&D의 실험과 미래확장’을 주제로 신발 브랜드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방향을 다뤘다.
이번 트렌드 세미나는 소비시장 분석에서부터 기업의 AI 전략, 신발 디자인과 연구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연결해 신발·패션산업의 변화 방향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발산업에서는 디자인과 기능성, 소재, 제조기술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AI를 활용한 제품 개발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기술과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협력
2026 패패부산 전시회에서 눈길을 끈 공간 중 하나는 에티오피아 국가관(Ethiopia Pavilion)이었다. 가죽 원단과 신발, 다양한 가죽 가방을 전시한 이곳에서는 에티오피아가 보유한 소재산업의 특징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ELICO, MERON, COLBA TANNERY 등 가죽 관련 기업과 NATURAL SHOES, KER-EZHI, DALGA 등의 브랜드가 소개되어 원자재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에티오피아 가죽산업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관심을 가진 부분은 전시관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부산테크노파크, 한동대학교의 이름이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전시가 단순한 해외기업의 제품 홍보를 넘어 한국과 에티오피아 간 글로벌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한국, 특히 부산은 오랜 기간 신발산업을 발전시키며 제조기술과 품질관리, 제품 개발 및 생산관리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신발·가죽산업의 성장을 희망하는 에티오피아 기업들에 의미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번 패패부산 전시회에서 부산소재의 친환경 가죽제조 기업 'ENR'과의 제휴미팅을 통해 향후 커피찌꺼기를 이용한 친환경가죽제조 등의 기술로 유럽 시장 등에 진출에 도움이 될 예정이다.
나아가,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이전이나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현지 기업들이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을 높이며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에티오피아 국가관을 둘러보며 한국의 신발산업이 이제는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역할을 넘어,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역할까지 확대하고 있음을 느느꼈다. 이번 전시가 한국과 에티오피아가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신발·가죽산업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에티오피아 국가관(Ethiopia Pavilion)/필자 촬영후 AI편집]
좋은 신발을 만드는 기술,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혁신으로
2026 패패부산 전시장을 둘러보다가 신발혁신상 수상작들이 전시된 공간에 발걸음을 멈췄다. 작은 전시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우리 신발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담겨 있는 듯했다.
스마트혁신상, 기능성혁신상, 세계화혁신상, 글로벌혁신상, 그리고 대상·최고혁신상까지. 각기 다른 분야의 수상 제품들을 보면서 신발산업의 경쟁력이 단순히 디자인이나 가격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기능성과 기술을 강조한 제품들이었다. 신발은 매일 신는 생활용품이지만, 착용자의 편안함과 안전, 건강까지 고려해야 하는 기술집약적인 제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새로운 소재와 제조기술, 친환경적 접근이 더해지면서 혁신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가지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았다. 좋은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이 있어도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혁신은 제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생산성과 품질, 시장성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이번 신발혁신상 전시는 우리 신발산업에 여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상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혁신들이 실제 제품과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는 일일 것이다.
[출처 : 2026 신발혁신상 부스/필자 촬영]
2026 패패부산에서 만난 부산 신발산업의 현재와 미래
2026 패패부산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반가운 이름을 만났다.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 신발제조기업 트렉스타였다. 오랜 세월 신발을 만들어 온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왔다.
트렉스타 전시관에서는 ‘손 안 대고 신는 신발’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NF Zerotie 제품을 통해 신발을 신고 벗는 일상의 불편함을 줄이려는 시도를 볼 수 있었다. 오랜 제조 경험을 가진 기업도 소비자의 생활방식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답을 찾고 있었다.
한편 다른 전시 공간에서는 파크골프화가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파크골프 체험존과 함께 관련 신발을 소개하는 부스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진 파크골프가 신발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파크골프화는 단순히 운동화의 종류를 하나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오래 걸어도 편안한 착화감, 잔디 위에서의 안정성, 가벼운 무게와 내구성 등 실제 사용 환경에 맞는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은 부산 신발기업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이번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통기업의 기술혁신과 새로운 스포츠 시장의 등장이 한자리에서 보였다는 점이다. 신발산업의 미래가 반드시 거창한 첨단기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고 생활문화에 맞는 신발을 만드는 일 역시 중요한 혁신이다.
[출처 : 트렉스타 부스(위) 및 파크골프 관련부스(아래)/필자 촬영후 AI편집]
2026 패패부산을 돌아보는 2편에서는 전시회의 또 다른 핵심인 글로벌 비즈니스 교류와 미래 신발산업의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온러닝(On Running)과 데상트(DESCENTE), 그리고 국내 신발 부품·소재기업들 간의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부산 신발산업이 글로벌 시장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신발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모습과 전시회 2일 차와 3일 차에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도 함께 살펴본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디자인 경진대회다. 인공지능이 신발 디자인과 제품 개발 과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술이 기존 제조기업과 젊은 창업기업들에 어떤 새로운 방향을 열어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일형
지오힐대표/경남정보대학교 신발패션과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