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뉴스

제목 "추락하는 신발엔 날개가 없다"...미국판 ABC마트의 몰락 [오찬종의 매일뉴욕]
작성일 2026-08-31 조회수 10
"추락하는 신발엔 날개가 없다"...미국판 ABC마트의 몰락 [오찬종의 매일뉴욕]

2026-08-31 10


"추락하는 신발엔 날개가 없다"...미국판 ABC마트의 몰락 [오찬종의 매일뉴욕]  


 

딕스 스포팅 굿즈 & 풋락커(Dick''s Sporting Goods & Foot Locker) 편


 

 




미국 전역의 쇼핑몰과 번화가를 주름잡으며 스트리트 패션과 스니커즈 문화를 상징하던 ''미국판 ABC마트'' 풋락커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미국 최대 스포츠용품 유통 공룡 딕스 스포팅 굿즈가 야심 차게 인수한 지 불과 1년 만에, 신발 부문 실적 부진을 경고하며 하루 만에 주가가 30% 이상 폭락하는 사상 최악의 참사를 겪었습니다.

24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스니커즈 왕좌를 노렸던 베팅은 어쩌다 회사의 발목을 잡는 최악의 자충수가 되었을까요.

한때 스트리트 컬처를 지배했던 ''심판 유니폼''

 

 



풋락커의 대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의 모습

오랜 시간 미국 청소년과 스니커헤드(운동화 마니아)들에게 풋락커는 단순한 신발 가게가 아닌 ''스니커즈 성지''였습니다. 흑백 줄무늬 심판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최신 한정판 조던과 나이키를 건네주던 풍경은 미국 대중문화의 한 축을 차지했습니다.

풋락커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독점 발매 라인업과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등에 업고 북미 신발 멀티숍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미국 스포츠 유통의 맹주였던 딕스 스포팅 굿즈 역시 이러한 풋락커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거점을 탐냈습니다.

딕스는 축구, 야구, 골프, 러닝, 아웃도어 캠핑 등 전 종목에 걸친 장비·의류·신발을 취급하는 미국 대표 스포츠용품점입니다. 특히 실내 암벽 등반벽, 육상 트랙 등과 같은 대형 체험 공간을 실내에 갖춘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불안과 수요 예측 실패로 악성 재고가 쌓이고 매출이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위축세였습니다.

이에 딕스는 기존 종합 스포츠용품에 치우쳐 있던 포트폴리오를 고수익을 안겨주는 운동화 시장으로 확장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작년 가을 24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를 투자해 풋락커를 전격 품에 안은 딕스의 에드 스택 회장은 "사업 내부를 들여다볼수록 턴어라운드에 대한 확신이 커진다"며 부활을 장담했죠.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재단장)을 거쳐 올해 신학기(Back-to-school) 시즌에 맞춰 화려한 부활을 알리겠다는 청사진이었습니다.

치킨게임으로 번진 할인 전쟁과 무너진 기대감

 

 



뉴욕 내 온러닝의 직영 매장

하지만 영광의 부활을 꿈꾸던 청사진은 예기치 못한 시장의 지각변동 앞에서 처참하게 깨져나갔습니다.

나이키를 비롯해 온러닝(On Running), 언더아머, 컬럼비아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들이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에 직면하자 자체 온라인몰(DTC)에서 파격적인 덤핑 할인 공세를 퍼붓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조사들의 직접 할인 프로모션은 곧장 유통 시장 전체로 번졌고, 중간 멀티숍인 풋락커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 치킨게임에 동참해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풋락커의 핵심 수익원이어야 할 신제품 출시 라인업마저 극심한 흥행 부진을 겪었습니다. 2분기 중 출시된 주요 신제품 수가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반응마저 차갑게 식으면서 ''신제품 프리미엄''이 완전히 실종되었습니다.

여기에 고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럽 및 중동 시장의 소비 위축, 아시아 공급망의 높은 수입 관세 부담까지 겹치며 풋락커는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처참한 성적표와 차갑게 돌아선 월가

 

 



[김형규 디자이너]

딕스가 받아 든 성적표는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딕스 경영진은 풋락커의 신발 판매 부진과 마진 훼손을 이유로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딕스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30% 넘게 폭락하며 상장 이래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딕스의 자체 오리지널 유통 사업은 비교적 견조했으나, 풋락커가 갉아먹은 수익성이 그룹 전체를 진흙탕으로 끌고 들어간 셈입니다.

기사 전문은 매일경제신문의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 플랫폼 매경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매경플러스''를 검색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아래 QR코드를 찍으면 연결됩니다.

 

[2026-08-30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