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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2026 베트남 신발전시회에서 본 글로벌 신발산업의 새로운 변화
작성일 2026-07-22 조회수 86
[칼럼]2026 베트남 신발전시회에서 본 글로벌 신발산업의 새로운 변화

2026-07-22 86


2026 베트남 신발전시회에서 본 글로벌 신발산업의 새로운 변화

- 현장에서 확인한 트렌드와 부산 신발산업의 과제

 

[출처 : 2026 베트남 SECC 기념촬영/저자 제공]

 

20267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베트남 호치민 SECC(Saigon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Shoes & Leather Vietnam 2026'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신발·가죽산업 전문 전시회다. 완제품뿐만 아니라 소재, 제조장비, 화학제품, 자동화 설비, 시험·인증 등 신발산업 전 분야의 최신 기술과 시장 동향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세계 각국의 제조기업과 바이어들이 매년 찾는 대표적인 산업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전시회에 부산테크노파크 신발패션진흥단이 추진한 2026 신발산업 해외마케팅지원사업을 통해 한국공동관 참가기업으로 선정되어 직접 부스를 운영하고 해외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다양한 국가의 기업과 산업지원기관, 제조장비 업체들을 직접 만나며 글로벌 신발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은 더 이상 OEM 생산기지가 아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베트남은 글로벌 브랜드의 OEM 생산기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글로벌 브랜드의 생산을 담당하는 국가로 인식되었고, 국제 전시회 역시 완제품 생산과 바이어 상담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2026 Shoes & Leather Vietnam에서 직접 확인한 베트남은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전시회의 중심에는 더 이상 OEM 생산 상담이 아니라 자동화 제조기술, 디지털 설계, 친환경 소재, 스마트팩토리, ESG 대응기술이 자리하고 있었다. 완제품보다 제조기술을, 가격보다 생산성을, 단순 생산보다 산업 경쟁력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전시장의 주인공이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국가별 참가 방식이었다. 이탈리아는 첨단 제조장비와 자동화 기술을, 중국은 스마트 생산설비를, 한국은 공동관을 통해 우수한 신발기업을 소개했으며, 에티오피아는 KOICA의 지원 아래 가죽산업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있었다. 각국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참가한 것이 아니라 자국 산업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소개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전시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이는 베트남 역시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글로벌 신발산업의 기술과 비즈니스가 집결하는 허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이 전시회는 "누가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가"를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라, "누가 더 스마트하게 생산하고, 더 지속가능한 기술을 제시하며,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를 경쟁하는 무대로 바뀌고 있었다.

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러한 변화를 가장 인상 깊게 느꼈으며, 그 중심에는 다섯 가지 뚜렷한 산업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자동화가 전시회의 주인공이 되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자동화 설비의 급격한 확대였다. 과거 신발 전시회에서는 완제품이나 소재를 중심으로 전시가 이루어졌다면, 올해는 자동 재단기, 디지털 패턴 시스템, 컴퓨터 제어 재봉기, 자동 접착 시스템, 스마트 생산라인 등 제조 공정을 혁신하는 다양한 장비들이 전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제조장비 기업들의 부스에는 실제 장비를 가동하며 생산 공정을 시연하는 모습이 이어졌고, 많은 참관객들이 생산성 향상과 인력 절감 효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단순히 기계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데이터를 활용한 공정관리, 품질 안정화, 생산 효율 향상까지 포함한 스마트 제조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최근 제조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이 되고 있었다.

필자가 방문한 JSM 부스 역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었다. 자동화 설비와 디지털 생산 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를 통해 단순한 기계 판매가 아닌 생산성 향상과 제조 혁신을 강조하고 있었으며, 해외 바이어들 역시 장비 성능뿐 아니라 자동화 수준과 운영 효율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신발산업이 직면한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품질 균일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다. 이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인력을 투입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은 인력으로 안정적인 품질과 높은 생산성을 구현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동화는 더 이상 일부 대기업만의 전략이 아니라 글로벌 신발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표준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내 신발기업 역시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 제조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 2026 베트남 SECC JSM /저자 제공]

 

 

이탈리아는 신발이 아니라 기술을 팔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국가관 가운데 하나는 이탈리아 공동관(ASSOMAC Pavilion)이었다. ASSOMAC은 이탈리아의 신발·가죽 제조장비 및 관련 기술기업 협회로, 이번 전시회에서도 회원사들과 함께 최신 제조기술과 자동화 설비를 선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탈리아관에서 완제품 신발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대신 CAD/CAM 시스템, 자동 재단기, 사출 및 접착 설비, 봉제 자동화 장비,

 

스마트 생산관리 시스템 등 제조 공정의 효율성과 품질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이 전시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이는 이탈리아가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명품 신발 브랜드를 보유한 이탈리아는 여전히 디자인 강국이지만, 동시에 제조기술 분야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신발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신발기업이 사용하는 생산기술과 제조 솔루션을 공급하는 산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도 글로벌 신발산업의 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필자가 전시장을 둘러보며 느낀 점은, 이탈리아 기업들은 개별 장비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성 향상, 품질 안정화, 자동화 전환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경쟁이 제품 자체보다 생산기술과 제조 노하우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부산 신발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OEM 생산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와 자동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개발 역량을 함께 확보해야만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탈리아관은 이러한 방향을 가장 잘 보여준 전시 공간이었다

 

 

[출처 : 2026 베트남 SECC ITALIAR ASSOMAC/저자 제공]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기술 공급자'로 진화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관을 구성한 국가는 단연 중국이었다. 과거 중국 기업들은 완제품 생산이나 OEM 제조 역량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면, 이번 전시회에서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전시장 곳곳에서 자동 재단기, 사출성형기, 디지털 프린팅 장비, 스마트 재봉 시스템, 자동 접착 설비 등 첨단 제조장비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개별 장비를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라인 전체를 구성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었다. 장비 간 연계, 생산 데이터 관리, 공정 자동화, 품질 관리 시스템까지 포함한 스마트 제조 환경을 구현하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앞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첨단 제조기술은 이탈리아와 독일 기업들의 강점으로 인식되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중국 기업들도 기술 수준과 제품 완성도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정밀성과 브랜드 신뢰도에서는 여전히 유럽 기업들이 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 대비 성능과 빠른 기술 개발 속도는 중국 기업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되고 있었다.

필자가 전시장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중국의 경쟁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더 이상 저렴한 생산비만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기술과 자동화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신발산업의 기술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는 국내 신발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생산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기술을 선택하고 이를 어떻게 자사 공정에 접목하여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이 이미 이러한 경쟁의 중심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출처 : 2026 베트남 SECC 자동화설비 Guangsu/저자 제공]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KOICA가 보여준 또 다른 경쟁력

이번 전시회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끈 곳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에티오피아 공동관이었다. 얼핏 보면 단순한 국가관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에티오피아 가죽 및 가죽제품 산업 경쟁력 강화사업(KER-EZHI Project)의 일환으로 운영된 공동관이었다. 에티오피아의 가죽기업들이 국제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가 산업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는 단순한 개발원조를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수한 원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가공기술과 해외 판로가 부족했던 에티오피아 기업들은 국제 전시회를 통해 자사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다. 결국 글로벌 경쟁력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산업지원기관, 기업이 함께 성장 기반을 구축할 때 더욱 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필자 역시 이번 전시회에 부산테크노파크 신발패션진흥단의 해외마케팅지원사업을 통해 한국공동관에 참가하면서 공공 지원사업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공동관 운영과 해외 바이어 상담 지원은 지역 기업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으며,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인한 것은 앞으로의 글로벌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소재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지원체계, 그리고 국제 협력 네트워크 역시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부산 신발산업 역시 개별 기업의 역량 강화와 함께 산···관이 연계된 글로벌 협력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출처 : 2026 베트남 SECC KOICA 지원 부스중 /저자 제공]

 

 부산 신발산업이 준비해야 할 미래

3일간의 전시회를 둘러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글로벌 신발산업의 경쟁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시장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 친환경 기술, 그리고 산업 생태계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베트남은 더 이상 단순한 OEM 생산기지가 아니었으며, 세계 각국은 기술과 지속가능성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부산 신발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역 기업들은 오랜 기간 축적한 제조기술과 제품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스마트 제조기술과 ESG 대응, 친환경 소재 개발, 디지털 설계 역량을 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분야는 부산테크노파크와 같은 산업지원기관,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협력하는 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해외 바이어를 만나는 수출 상담의 장을 넘어, 세계 신발산업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들은 제품보다 기술을, 가격보다 생산성을, 개별 기업보다 산업 생태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부산 신발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이기도 하다.

부산은 우리나라 신발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해 왔으며, 뛰어난 기술력과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제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해외시장과의 연계를 더욱 확대한다면 글로벌 신발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Shoes & Leather Vietnam 2026은 필자에게 단순한 해외 전시회가 아니라, 글로벌 신발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확인한 현장이었다. 이번 칼럼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변화가 부산 신발산업과 국내 기업들이 미래 전략을 고민하는 데 작은 참고가 되기를 기대한다.

 

취재: 장재영 /MJGLOBIZ 대표

검수: 이일형/지오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