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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지역 반도체·조선은 ''봄'', 신발·섬유는 ''혹한''
작성일 2026-02-10 조회수 152
부산지역 반도체·조선은 ''봄'', 신발·섬유는 ''혹한''

2026-02-10 152


부산지역 반도체·조선은 ''봄'', 신발·섬유는 ''혹한''  

 

 

''지수 반등''의 착시... 여전히 차가운 바닥 경기 "작년 장사도 공쳤다"... 투자 멈추고 ''각자도생'' 모드로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새해 초부터 부산 제조업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인공지능(AI)과 미국발 호재를 등에 업은 첨단·중후장대 산업은 ''맑음''을 예고했지만, 부산의 전통적 뿌리산업인 신발과 의복은 고환율과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전체적인 경기 지표는 소폭 상승했지만, 이면에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지는 업종 간 ''K자형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지수 반등''의 착시... 여전히 차가운 바닥 경기

부산상공회의소가 28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79를 기록했다. 역대 최악 수준이었던 전분기(64)보다 15포인트 올랐지만, 이를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읽기는 어렵다. 기준치(100)를 한참 밑도는 수치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압도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상승분은 지난 분기가 워낙 나빴던 탓에 나타난 ''기저효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매출(76)과 영업이익(75) 전망치 역시 기준치에 미달했다. 기업들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 소비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수치상으로는 ''바닥을 다지는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이번 조사의 가장 뼈아픈 대목은 업종별 양극화다. 부산의 전통 효자 종목이었던 소비재 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의복·모피(43)와 신발(43)의 전망지수는 처참한 수준이다. 100을 기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물가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과 치솟는 원자재·인건비 부담을 영세한 지역 소비재 기업들이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섬유제품(53)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래 먹거리와 중후장대 산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전기·전자(121)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힘입어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조선·기자재(110) 역시 한·미 조선업 협력 가시화라는 대외 호재를 타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결국 ''돈이 도는 곳''은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된 일부 대형·첨단 업종뿐이며, 지역 고용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전통 뿌리산업은 소외되는 ''성장의 단절''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장사도 공쳤다"... 투자 멈추고 ''각자도생'' 모드로

지난해 성적표도 암울했다. 응답 기업의 57.1%가 2025년 연초 수립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영업이익 목표 미달 기업은 57.9%에 달했다. 물건을 만들어 팔아도 원자재 가격 변동(73.6%)과 인건비(62.6%), 환율(52.0%)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의 2026년 경영 전략은 ''성장''이 아닌 ''생존''에 방점이 찍혔다. 올해 핵심 경영 기조를 묻는 질문에 압도적인 83.5%가 ''안정''을 택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현금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버티기''에 들어가겠다는 의미다. 이는 장기적으로 부산 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위험 신호다.

기업들이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대책은 단연 ''환율 안정화(69.3%)''였다. 고환율이 수입 원자재 가격을 밀어 올리며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끊어달라는 절규다. 통상 대응 강화(42.1%) 요구도 높았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도 성장 업종과 침체 업종이 뚜렷하게 갈리는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외부 변수에 취약한 중소 제조업체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정교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26-01-28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