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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길산 시인의 신발 이바구㊸ 한국신발관
작성일 2023-03-26 조회수 371
동길산 시인의 신발 이바구㊸ 한국신발관

2023-03-26 371


신발 이바구한국신발관

 

"한국 유일의 세계챔피언 전시관"

 

신발 문화와 비즈니스가 모두 한자리에

 

한국신발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뜨는 문구다. 문화와 비즈니스를 공유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랄지 포부가 읽힌다. 그러한 다짐이랄지 포부는 202111월 부산진구가 신발특구로 지정되면서 공유재산법 등 다섯 가지 특례가 적용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구 지정과 한국신발관의 안정적 운영을 한 묶음으로 보고서 특례를 적용했다.

 

국내 유일의 한국 신발 역사와 비전을 담은 문화와 비즈니스의 복합공간

 

홈페이지에 보이는 또 다른 문구다. 이런 공간으론 한국에 하나뿐이란 자부심이 진하게 묻어난다. 한국신발관은 솔직히 이름부터 낯설다. 듣기에 따라선 박물관이나 역사관 같기도 하고 전시관이나 홍보관 같기도 하다. “그게 뭐지?” 갸우뚱대는 이는 왜 없을까. 더 솔직히 말하면 어디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하지만 결코 생소한 이름은 아니다. 왜인가? 명칭에 신발이 들어간 까닭이다. ‘신발하면 부산이기에 이름을 듣는 첫 느낌이 푸근하다. 반면에 울산과 신발, 대구와 신발, 인천과 신발, 또 어디와 신발은 뭔가 어색하고 짝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명칭에 신발이 들어간 공공기관과 부산! 찰떡궁합이다.

부산과 신발은 늘 그렇다. 과거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국 신발의 메카 부산은 1950년대 이후 2020년대 지금까지 신발의 절대지존이다. 영화로 치면 주윤발이나 유덕화다. 그것에 토를 다는 이는 한국 어디에도 없었다. 세계도 인정했다. 한창 잘나갈 때는 나이키며 리복이며 세계 최고급 신발 메이커가 줄줄이 한국을 찾았고 부산을 찾았다.

 

알고 있나? 벤츠, 아우디, BMW, 폭스바겐 작업자가 신는 안전화가 부산 신발이란 걸.”

 

부산 신발은 지금도 세계 최고다. 공장은 바다 너머 해외로 옮겼어도 본사는 대부분 부산이거나 부산 인근에 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부산 신발은 엄지척이다. 덕분에 부산 전체가 엄지척이고 한국 전체가 엄지척이다. 부산의 홍보대사, 한국의 홍보대사가 신발인 셈이다. 그런데 그걸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부산의 신발을 주윤발이나 유덕화로 변신시킬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알 텐데 좀 아쉽다. 모르는 사람에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벤츠나 아우디 같은 명품 외제차 공장의 작업화다. 그게 다 부산 신발이다. 그러면 다들 눈이 동그래진다. 부산 신발을 보는 눈빛이 동그래진다.

 


 

한국신발관 외부 전경과 전시관. 20182월 부산시가 설립했고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가 운영한다. 한국 신의발 메카이자 1980년대 세계 고급운동화의 메카이던 부산진구의 개금동에 있다. 

 

한국신발관은 20182월 첫발을 내디뎠다. ‘부산신발의 궁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부산시가 설립했고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가 운영한다. 한국 신발 메카이자 1980년대 세계 고급운동화 메카이던 부산진구의 개금동에 있다. 홍보대사답게 하나라도 더 알리려고, 하나라도 더 보태려고 발품을 팔고 마음 품을 판다. 설립 목적은 크게 넷. 국내 유일의 신발 전문 홍보관 등등으로 자세한 건 홈페이지에 나온다. 설립 목적 하나하나 관심을 끌 만하다. 7층 건물이며 층별로 뭐가 있는지도 홈페이지에 다 나온다.

체험 공간 제공은 특히 관심을 끈다. 신발을 산업으로도 체험하지만 놀이로서, 공부로도 체험한다. 그래서 언제 가 봐도 유치원 또래 아이로 북적이고 초중고 학생으로 북적인다. 아이든 학생이든 하나같이 좋아죽겠다는 표정이다. 대개는 단체로 오거나 엄마와 같이 오지만 좋아하기로는 인솔교사가 더 좋아하고 엄마가 더 좋아한다.

한국신발관은 층별로 가이드가 있다. 이들 도슨트는 다들 외국어 통역 박사급이다. 전시관 1층에서 발 건강 체험을 돕는 강혜숙 도슨트 역시 영어도 잘하고 중국어도 잘한다. 강 도슨트는 체험 희망자가 신발을 벗고 측정기에 올라서면 바르게 걷는지, 오른쪽이 처졌는지 왼쪽이 처졌는지, 문제는 무엇인지 점수를 매겨 알려준다.

 

대학생 전공자도 곧잘 찾아오고 업계 사람도 자주 와요.”

 

강혜숙 도슨트 말대로 한국신발관엔 대학생도 찾아오고 업계 전문가도 찾아온다. 체험이나 전시, 홍보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전문적인 기능을 함께한다는 의미다. 그러기에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비즈니스 복합공간의 역할에도 무게를 둔다. 3층은 비즈니스관, 4·5층은 인력양성관, 6·7층은 신발 기업 입주시설이다.

 

인류가 있는 한 신발은 영원하다.

 

나의 첫 직장은 신발회사였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6년인가 7년을 다녔다. 그 무렵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명언이 신발은 영원하다는 거였다. 실제로 그렇지만 서로를 다독이는 격려의 의미가 컸다. 그때는 신발이 어려웠다. 어렵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미래를 보고 나아가자며 회사에서도 다독였고 술집에서도 다독였다.

신발은 영원하다는 명언은 2020년대 지금도 유효하다. 그때와 다른 게 있다면 지금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한국의 신발이 세계의 신발이란 자신감! 신발은 어느 시대와 무관하게 미래지향적이며 어느 공간과 무관하게 무궁무진하다. 한국의 스마트폰이 대단하고 한국의 자동차도 대단하지만 1980년대 이미 세계챔피언 반열에 오른 한국의 신발이다.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 그것의 증명이 대한민국 유일의 한국신발관이다.

 

dgs11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