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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업탐방] 장인정신!│오상준 공방장
작성일 2021-12-22 조회수 1399
[기업탐방] 장인정신!│오상준 공방장

2021-12-22 1399


 이번 기업탐방은 서울에서 구두로 명품을 만드는 신촌에 위치한 오상준 구두 공방의 오상준 공방장을 취재했다. 공방 내부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일본처럼 정갈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었으며 쇼룸 또한 같이 운영되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작품을 들여다보면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될 정도였다. 이번 취재를 통해 스니커즈와 다른 구두의 매력에 빠져보자.   

 

1.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오상준 구두 공방의 공방장 오상준입니다.

 

∙동경 히코 미즈노 (슈메이커 코스)  졸업

∙幸和義肢研究所 (코우와 기시 켄큐우쇼) 특수화 제작

 - 장애인 신발 (구두) 2년, 여성화 2년 근무

∙아사쿠사 하시모토 기미히로(개발실)  3년여 근무

∙하네다 공항 구두매장 靴の橋本 (구쯔노 하시모또)  2년 근무

 - Instagram @santari tokyo로 알려진 타테 아쯔시 군을 제자로 육성

∙현재 신촌에서 오상준 구두 공방 운영 중

∙서울시 주관 '서울 수제화 아카데미' (성수 IT 종합센터) 강사로 활동 중

 

 

2. 구두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국내 대학교 재학 중 아르바이트로 백화점 정장 코너에 잠시 있었을 때, 멋진 슈트에 어울리는 구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가격대가 낮은 구두는 형태도 금방 무너지고 발이 편하지 않았고, 높은 금액의 구두는 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멋진 슈트를 최고로 마무리해 주는 구두의 섬세함이 매력으로 느껴진 때였습니다. 

 

 그러다 이십 대 중반 일본으로 넘어갔을 때입니다. 어학원 과정을 조금 일찍 수료 후 학교를 알아보던 중 구두 학교를 알게 되었고, 입학 전 체험수업을 듣고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년간의 슈 메이킹 과정을 수료하면서 적성에도 맞았고 평가도 좋았기 때문에, 교수님 추천으로 자연스레 일로 연결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3. 스니커즈와 다르게 구두의 매력이 있을 텐데, 어떤 점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 스니커즈는 다양한 연령에서 유행이 되는 패션 아이템이기 때문에 한때 신고 버려진다는 점 그리고 생산 공정이 구두와는 달리 많은 부분이 머신 공정이기 때문에 개인작업이 힘들기도 했고, 맞춤 부분에 있어 비효율적, 비생산적이라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반면 구두는 스타일이나 개인 발 모양에 맞게 개인 맞춤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매력이 본인이 추구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있고, 필요함이 있는 신발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대부분 서울의 구두를 만드시는 분들과 드물게 처음부터 끝까지 구두를 직접 만드시는데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일본이나 국내도 마찬가지로 대중화로 인해 공장에서 공정별로 제작을 하시는데, 숙련도 부분에선 효율적이지만, 디자인에서 원하는 디테일이 잘 전달되지 않아 원하는 라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쉐입 부분에서도 제작 시 디자이너가 부분 부분 변경하며 라인을 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실질적으로 그 부분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이 얘기는 디자이너가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 직접 그려내는 작업이 가장 이상적이란 것이며, 의뢰자와 소통하며 빠르게 수정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란 이야기입니다. 이 방법이 이상적이란 것을 알기는 하나 시간 소요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다 중도 포기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의뢰자에게 꼭 맞춰진, 그래서 꼭 필요한 구두를 만들고자 전체 공정을 직접 하는 것입니다. 

 

 

5. 공방에서 교육을 진행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시는가요?

 

 

  취미로 오시는 분들도 많지만, 브랜드 출시나 현 분야에 종사하며 스킬 업을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고 얻어낸 기술이지만, 국내의 부진한 구두 교육에 힘들지만 찾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높이 사 견제하며 내 것을 지키는 것이 아닌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100% 오픈해 기술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은 패턴 수업을 기본으로 하며, 개인이 만든 패턴을 기반으로 작업이 진행됩니다. 시멘트 제법인 펌프스, 스니커즈, 더비, 옥스포드를 기초로 여러 디자인 변형을 배우고 베이직 코스 이수 후 개인 맞춤인 고급과정으로 넘어가게 되면 핸드 쏘운 제작 방법을 진행합니다.  

 

  

6. 구두의 꽃인 핸드 쏘운 웰트(Hand Sewn Welt)에 대해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기계식 굿이어 웰트 방법과 달리 핸드 쏘운 웰트는 말 그대로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공정입니다. 핸드 쏘운 웰트작업에 앞서 사용될 재료도 중요한데 갑피와 립 테이프에 연결 될 실 역시 직접 꼬은 후 송진을 먹이는 등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접합하는 부분이 중창과 갑피와 웰트인데, 시멘트 제법은 모든 접합이 본드로만 이루어져 제작이 쉽고 빠르나 내구성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계식은 중창에 립 테이프를 발라 페더링을 대신 해주는데 집는 방식은 중창과 갑피, 웰트를 한 번에 봉합하기는 하나 시간이 지나 립 테이프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핸드 쏘운 방식은 기계로 하기 힘든 패더링 작업을 중창에 직접하고 그것과 갑피, 웰트를 한 번에 집기 때문에 잘 만든 신발로써 관리만 잘하면 3대가 신는다고 할 만큼 내구성을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그럼 여기서 수작업으로 패더링 작업을 한 중창과 갑피, 웰트를 기계방식으로 집는 건 조금 더 쉽지 않냐 하시겠지만, 기계 바늘은 정해진 각도로 작업하기 때문에 구간 사이의 라인을 정밀하게 잡아주지 못합니다. 반면에 핸들링이 들어가는 작업물들은 바닥의 쉐입과 구간 사이 라인을 표현하는데 있어 디테일을 표현하는데, 그 한계를 최소화 하는 과정이므로 구두의 꽃이란 말로 표현되지 싶습니다. 

 

 

 

7. 현재 서울의 구두 현황이 궁금합니다.

 

 많은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다 보니 활발해 보이기는 하나 온라인 판매가 주요 수단으로 발달하고 있어, 가격 경쟁에서 치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나 임가공비가 국내보다는 중국이 훨씬 저렴하여 많은 업체들이 OEM 방식으로 해외의 저렴한 곳을 찾아 가공하는 실정입니다. 국내 임가공비를 낮추는 것 역시 물가 대비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부분은 해결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제가 알고 있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코로나까지 겪으며 도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성수동이 젊은이들에게 카페거리로 더 알려져 건물 세도 상승하고 있어 임가공 업체들이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기도 합니다. 공장들보다는 소규모로 제작하는 개인 브랜드 샵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봅니다.

 

 

 

8. 앞으로의 어떤 신발人이 되시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구두에 빠져 일본에서 긴 잠을 자 본 적 없을 정도로 지내다 보니, 어느덧 십여 년이 지났습니다. 더 나은 기술을 한국에 보여주고도 싶고, 더불어 발전하고 싶어 귀국하였으나, 생각보다 진보되지 못한 실정에 실망감을 느낀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 도전 정신도 생기더군요. 형상만 따라 하고 있는 공방들이나, 옛 방식에만 머물러 있는 이곳에서, 배우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나만의 것을 가르치자! 제가 여전히 새로운 기술과 섬세한 퀄리티의 한계를 넘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동행되지 않으면 절대 한계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세계 대회에 첫 출품을 시작한 뒤로 재밌는 목표도 생기고, 한층 더 넓은 곳으로 눈이 돌려집니다. 첫 순위는 24위로 시작하지만 1위를 ‘내가’ 해야겠단 목표로, 매일이 새롭고 즐겁게 손안에 라인을 갖고 노는 슈메이커가 되고 싶습니다.

 

 

오상준구두공방 

문의 : https://blog.naver.com/ocic53

주소 : 서울 마포구 고산길 17 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