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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 기고 : 우리나라 신발산업 현주소와 과제
작성일 2020-12-16 조회수 2749
전문가 기고 : 우리나라 신발산업 현주소와 과제

2020-12-16 2749


전문가 기고 : 우리나라 신발산업의 현주소와 과제
경남정보대학교 교수 양선모




 개성공단 폐쇄 이후 어려워진 신발기업의 현실 속에서 코로나19 펜데믹 사태에 국내기반의 중소, 중견기업은 생존의 뿌리마저 흔들리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암담한 현실이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부산의 대표 신발기업들은 고임금으로 인해 차례로 라인 폐쇄를 결정하는 시점에서, 지금은 1조 이상을 수출하는 우량기업인 창신과 태광이 새로운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신발기업의 방향성을 놓고 점검해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태광은 CNC 몰드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개발로, 창신은 공정개선을 통한 공정혁신으로 세계적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위기는 항상 기회와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70년대부터 50년 이상 신발산업을 발전시켜 왔으며 창신, 태광 그리고 FILA와 같은 성공적 모델을 만든 기업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신발산업 전체를 보는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 한국 신발산업의 성장 방향성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정리해 본다.



 1. 신발산업의 거시적 정보

 신발산업은 지속적 성장산업이다. 전 세계 신발 생산은 World Footwea에 의하면, 매년 3.9%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총생산량은 약 220억 족이었고, 2015년 230억 족으로 연 5억 족씩 생산 수량은 증가하고 있다. 신발 생산에 관해서는 아시아가 86.2% 이상 전 세계 생산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과 대만 경영진에 의한 글로벌 경영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세계적 브랜드 신발의 개발과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신발 소비는 중국이 18.4%, 인디아가 11.7%로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고, 3위로 미국이 10.7%를 차지하고 있다.





2. 우리 한국기업의 현실

 우리 신발기업을 다섯 그룹으로 분리하여 접근하고 분석해 보았다. 
첫째는 국내에만 생산 기반을 두고 있는 중소영세기업이다. 오더가 없고 인력문제까지 겹쳐서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다.

 둘째는 국내에 개발과 생산 기반을 두고 해외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주로 국내기반 기업 브랜드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삼덕통상, 제이드엠 같은 중견기업이 있다. 개성공단 폐쇄와 코로나 사태 이후 이러한 중견 기업들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이 주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자체브랜드 창업을 통해 자체브랜드를 키워나가는 중소기업들이 있다. 먼슬리슈즈 같은 스타트업 기업도 있고, 쇼핑몰에서 상당한 경험을 가진 동원엠하우스 같은 중견 기업도 있다. 이 기업들도 경영적 어려움이 똑같이 상존한다. 정부의 정책적인 브랜드나 스타트업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진다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넷째는 Filla, ABC마트, 데상트 같은 브랜드 기업이 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오더를 소싱하는 기업군도 있다. 국적에 관계없이 부산에 개발센터를 두고 있는 엄연한 우리 신발산업의 한 축이기도 하다. 자체적 성장전략이 가능한 기업군으로 부산에서 기업을 할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해 주어도 충분한 기업군이다.

 다섯째는 세계적 브랜드의 ODM생산을 하면서 국내에 개발센터 운영과 세계 최고의 신발기술력과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창신, 태광 같은 세계적 우량신발기업군이다. 이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글로벌 경영을 실현하였고 1조 이상의 매출로 성장한 대기업군이다.



3. 한국의 신발산업의 경쟁력 제고

 우리 기업들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한국 신발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고 그에 맞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전략을 만든다. 정부 지원사업은 우리가 그 방향성을 만들지 않으면 어떠한 경우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정리해 본다. 



1) 세계적 생산 경쟁력

  전 세계의 신발 중 아시아에서 86.2%가 생산되고 있다. 한국의 우량기업, 중견기업, 일부 브랜드 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그리고 미얀마 등에서 생산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그리고 자동화로 요란했던 아디다스의 안스바흐 공장은 신발 대량생산의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필자가 베트남에서 근무했던 2013년과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기업은 2016년 자동화 투자와 임금을 계산했을 때, 아직은 임금 중심의 동남아 기업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우량대기업들은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개발과 생산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공정의 혁신과 자동화 과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기에 우리의 중견 기업들은 이 기업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세계적 생산기술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고 여겨진다.

 여기서, 창신이나 태광과 같이 한국에 개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격려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개발센터가 있으면 금형과 소재 개발이 한국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신발 개발과 생산 기술을 한국 기술자들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신발산업의 리드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산시나 정부 그리고 신발기업 종사자들의 인정과 격려와 관심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진-1>은 종전에 갑피와 창을 비닐봉지에서 박스로 보관 하는 방식에서 순서생산과 2시간 공정을 통해 2시간 재고분만 보관하는 개선된 상황을 보여 준다.


▶ <사진-2>는 아웃솔/미드솔 믹싱룸에서 하루 분의 배치를 준비할 때 분진투성이의 재래식 방법에서 한 단계씩 발전한 알갱이 형태로 2시간치 재고만 배치별로 관리하게 된 변천사를 보여준다.




2) 한국 내 생산 경쟁력
 
 국내에서 생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중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정부 과제 중에는 IT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직접 신발을 구매하면, 생산에서 오더를 접수하고 납품하는 시스템과 재봉, 제조 자동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에 샘플라인이 설치, 진행되고 있다.  

 이 부분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성장하면서 우리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발산업 자동화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자동화 장비를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과 산학연이 통합적 노력을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ADIDAS 안스바흐 공장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New Balance의 보스톤 공장은 Made In USA 라는 자부심을 주면서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미국에 5개, 영국에 2개의 공장을 운영하면서 흑자를 내고 있다. 물론 재단 재봉 같은 부분은 자체 개발 모델로 평자 패턴을 만들고 모델을 선정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가 있다. 필자가 2013년 보스톤 2개 자동화 공장을 견학하면서 한국에서도 가능한 제조 시스템이 아닌가 생각했다.

 창과 갑피는 미국에서 생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갑피와 창을 만들어 공급받고, 공급받을 때 갑피와 창에 접착제가 도포되어 있다. 그래서 보스톤 공장의 Activation 기계에서 창과 갑피를 활성화 시킨 후 기술자가 직접 창과 갑피를 붙이고, 신발 전체를 감싸는 로터리 압착기에 넣고 한 바퀴 4분 정도 돌아 나오면 신발이 완성된다. 제조공정이 정말 단순하다.




 컴퓨터 재단과 컴퓨터 재봉 후 완성된 갑피와 창은 아시아에서 접착제 도포된 상태로 Activator를 활용하고 레이저로 열을 가하여 접착제를 활성화시켜 바로 다음공정으로 사람이 창과 갑피를 접착한 후 라스트기 투입된 상태에서 신발전체를 압착할 수 있는 로터리압착프레스에 압착한 후 탈골하고 검사한다. 갑피와 창을 수입한 경우 접착제가 도포된 창을 똑같이 활성화 시키고 창과 갑피를 접착하고 로터리압착프레스를 진행하고 탈골 후 검사한다.  

갑피와 창을 아시아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창만 수입하고 갑피는 자체 자동재단 및 자동재봉하기도 하는데, 4사람이 8시간 작업하여 800족을 생산한다. 이러한 제조 방식이 한국 신발의 생산모델로 가면 한국에서도 흑자생산 가능한 모델이 아닐까 여겨진다.



3) 한국 브랜드 기업 활성화

 한국은 80년대 신발 5대 메이커 이후 프로스펙스, 르까프 등 한국 브랜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신발판매 시장의 중심이 미국이고 판매 전략 자체가 미국 스포츠 단체나 스포츠 선수를 중심으로 NIKE, ADIDAS가 진행하고 있어 한국기업들이 국내에서 다소 성공하더라도 미국 시장 진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Fila가 국내 브랜드로서 선전하는 모습이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2018년 World Footwear 자료를 보면 신발 소비시장으로 중국이 18.4%, 인디아가 11.7% 이고 미국이 그 뒤를 이어 10.7% 이다. 소비 시장은 더 이상 미국 중심이 아니라는 그림이 보인다. 한국의 브랜드와 기술력 그리고 이미지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신발의 주력 소비 시장이 중국과 인디아라고 하면 K-Shoes가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희망을 찾아본다. 갈 길은 멀지만, 여기서 3가지 정도로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A) 스타업 브랜드 기업 지원
 신발은 많은 분들이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 중에 하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막상 창업하고 나면 의류와 완전히 다른 개발비용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다. 
 첫째는 몰드비용이고, 둘째는 전 사이즈로 그레이딩해서 펼치는 생산준비(Commercialization) 비용이다. 디자인과 아이디만 가지고 시작하는 분들이 신규 제품을 론칭할 때마다 이 비용을 감당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로 마주하는 현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안해 본다면, 신발산업진흥센터에서 공용몰드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만들고, 생산준비부분도 개발담당을 충원해서 업계를 지원할 수 있으면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에 신발산업진흥센터의 경영목표는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기능은 폐지된 것 같은데, 다시 부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B) 신발 소매상 네트워크 브랜드 기업 네트워크를 플랫폼으로 연계

 한국신발피혁연구원의 다음 기획 과제로 진행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전국 3만 이상의 신발 매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우리 국내 브랜드 기업들의 모델을 연계해서 각 매장에서 오더를 주문하면 신발산업협회나 신발산업진흥센터가 전체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오더를 창출하고 각 신발 매장에는 보다 경제적 원가로 제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매장과 브랜드 기업, 생산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C) 풋 헬스케어 신발 실증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

 2018년 기획 과제준비로 풋 헬스케어 신발 실증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여 보고서를 만든 후 중단되었다고 알고 있다. 부산대학병원과 신발산업진흥센터가 공동참여했고, 많은 자료들이 모여져 있다.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 명성의 화장품이 된 그 기저에 한국 화장품의 피부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강 개념이 있었다. 신발은 우리의 발 건강과 직접 연관이 있고, 발을 통한 건강의 기본이 신발을 통해 만들어 질 수 있다. 개별 기업들이 당뇨 신발도 만들고, 건강보조기 안창을 만들어 각자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부분이 다시 과제로 추진되어 한국의 모든 신발제작에 발 건강 개념이 들어가고, 병원의 처방을 통해 당뇨신발, 족저근막염 치료신발 등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한국 신발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