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관련 뉴스

제목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관람에서 바라본 한국신발관
작성일 2024-06-26 조회수 319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관람에서 바라본 한국신발관

2024-06-26 319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관람에서 바라본 한국신발관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2024514일부터 922일까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개최한다1개월이 되기 전 611일 관람객 3만명을 돌파한 '한국의 신발, 발과 신' 특별전은 식리총 금동신발, 원이 엄마 한글 편지와 미투리, 영친왕비 청석, 성철스님 고무신 등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신발 531점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신발과 관련한 특별전시회에는 무슨 특별한 것이 있는지 찾아가 보았다. 국내 유일의 신발전문 전시관인 한국신발관과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대구국립박물관 특별전시관 입구]

전시관은 신발과 관련하여 7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각 부별 전시관의 특징과 관람 느낌을 알아보고, 한국신발관과 비교해 본다.

 

1부 발의 진화, 신발의 탄생

 

[신장 로프노르 사오허 구분군에서 발견된 모자()와 가죽신()]


  인간은 신발을 언제부터 신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전시이다현재 발견된 가장 오래된 신발은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산쑥나무 껍질로 만든 것으로 1만년전으로 예상된다. 위 사진의 가죽신은 중국 신장 로프노르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3,500년전으로 추정된다인간이 기후에 따라 발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발을 발명하게 되고 구석기 이후 가죽 및 식물들에서 그 재료를 찾아 각 지역별로 특색 있는 신발로 발전하게 된다이러한 신발과 관련한 내용은 한국신발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2층 전시실에 있는 세계의 전통신발에는 세계의 지역별 특색있는 신발을 확인 할 수도 있고, 신발에 영향을 주는 지역생산물, 지위, 종교, 자연환경이 어떻게 신발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 수 있다국립대구박물관은 고고학적 느낌으로 참관자들에게 조금 불편한 느낌이라면, 한국신발관은 친절한 느낌으로 신발에 대 명이 많아서 좋다. 

 

[한국신발관 2층 세계의 전통신발 ]


2부 짚과 풀을 엮어 만든 신발

[원이 엄마 미투리(), 집신꾸러미(), 기산 김준근 조선풍속도()]

 

  2부에서는 짚과 풀을 엮어 만든 신발이라는 주제였는데 가장 관심있게 본 전시이기도 하다. 그 중에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 원이엄마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썩어서 만든 한 켤레의 미투리는 1998년 안동의 조선시대의 무덤에서 발견되었다. 미투리를 감싼 한지에는 원이엄마의 애틋한 마음이 구구절절 담겨져 있다.

어떤 전시회를 가던, 그 전시회의 기억이 오래 남기 위해서는 전시된 작품의 배경, 제작 과정, 역사적 의미 등을 이해하면 관람 경험이 더욱 풍부해지고 기억에 오래 남게 된다. 이런 의미로 원이엄마 미투리는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물며 미투리를 만든 원이 엄마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국신발관에는 유명인들의 신발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신발관 2층 유명인 신발 中 일부는 대구국립박물관 전시로 비어 있는 모습] 

 

이중 일부의 신발은 영상을 통해 신발에 가지는 의미, 애피소드등을 알 수가 있는데, 여기 전시된 공간에는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대부분 청소년 위주의 관람인데 좀 더 친절해야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을 다 전시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신발관에 집신이 있는 곳에 집신과 관련한 좀 더 친절한 설명과 만드는 도구에 대한 전시가 필요하다.

 

3부 신분마다 달랐던 신발

  조선시대의 신발 중 왕이 신던 적석(赤舃)과 왕비가 신던 청석(靑舃)이 있었는데 고급 가죽이나 비단으로 제작되었던 고귀한 신발 청석은 익종어진(1826)과 의궤를 통해서만 전해지며, 청석은 순정효황후와 영친왕비의 실물이 전해진다.

관리들의 신발인 화()는 장화와 같은 형태로 목이 긴 가죽신발로써, 고려시대의 흑피화부터 다양하게 발견된다. 특히 관리들의 초상화를 보면 시대별 변화 양상을 알 수 있다.

 

 

 [영친황비 청석(), 고려시대 흑피화()]

 그리고 지금의 고무신과 같은 모양의 이쁜 신발 혜()는 신분과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신었다.

 

4부 기후와 신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신발, 즉 눈과 비와 같은 기후를 극복하기 위한 신발이 전시되어있다.

비오는 날 신었던 대표적인 신발은 나막신과 기름을 먹인 가죽신(징신)이 있고, 눈오는 날 적응하기 위하여 둥구니신과 설피를 착용하였다.

 

 [설피 (), 둥구니신 ()]

 

한국신발관에는 한국의 전통신발 중에서 기후와 관련한 신이 전시되어 있지 않다. 기후와 관련된 전통 신발을 추가 전시하도록 제안한다. 주요 방문객인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전통 신발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이해하고,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의 생활 방식을 조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5부 패션의 완성, 신발

  패션의 완성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의 신발로 혼례식날 신발을 선정했다. 신발은 결혼이라는 중요한 행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전통 혼례식에서 신발은 신랑과 신부의 신분과 역할을 나타내며, 결혼 생활의 시작을 축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전통적으로 신부는 혼례식에서 새 신발을 신는다. 이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며, 신부의 순수함과 결혼 생활의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이 전시관에는 신발속 멋을 자랑하는 버선과, 혼례와 관련한 대례복등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시대 공주와 오주의 대례복 활옷] 

 

 

6부 죽은 이를 위한 신발

  죽음의 의미는 시대와 문화, 종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죽음에 대한 관점은 인간의 존재와 삶,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한 이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불교에서는 죽음을 윤회의 한 과정으로 보며 죽음은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며, (karma)에 따라 다음 생이 결정된다. 누군가의 무덤에서 출토되어진 신발을 보면, 평소에 신던 신발을 넣기도 하고, 장례용 신발을 특별히 넣어 두기도 하였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우리들 산 사람들의 마음을 담았다.

 

[무령왕비 금동신발] 

 

 

7부 신발, 조선에서 현대까지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공간이다. 박물관의 전시회라는 특수성 때문에 역사적,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주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물론 가치 있는 일이고, 이러한 특별전시회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니, 신발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마냥 기쁘다.  하지만, 현대적 신발을 전시하는데 있어서, 조금을 불편했던 내용들을 담아본다현대적 신발을 전시하면서 직업과 신발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였다. 여기에는 성철스님과 이해인 수녀의 고무신과, 서장훈선수 운동화, 엄홍길 대장의 등산화와, 영화 1987에서 강동원과 김태리가 신었던 운동화를 전시했다이걸 직업이라고 표현해야 했는지?

역사적 순간 마다 그 발자취를 함께한 특별했던 신발에 대한 연결성 서사가 있다면 더 설득력 있고 깊은 전시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성철스님 고무신] 

 

이번 특별 전시회를 보며, 근대에 있어 신발과 관련한 전시는 한국신발관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한번 더 느껴 졌다. 대구국립박물관에서 특별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관람하고, 다시금 한국신발관을 관람했다.

좀 더 친절하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한국신발관 이었다. 자주 보던 곳이라 쉽게, 대충,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전시관에서 많은 정성과 노력이 보였다.

 

[한국신발관 2층 전시실] 

 

 

 

[한국신발관 2층 전시실] 

 

평소보다 좀더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니 더 이쁘고 잘 구성된 한국신발관에서 계속 눈에 조금 거슬리는 하나의 코너, ‘신발속에서 찾아본 직업’ 청소년이 보기에는 너무 딱딱한 느낌. 별 재미 없는 느낌. 요즘 매일 한국신발관에 단체학생관람객이 온다. 볼거리는 이제 준비가 완료되었고, 조금 더 즐길 거리를 만들어 가자. 지난 토요일 중국인들이 전시관을 관람하고 있었다. 신발관계자도 아니고 여행객이다지금까지 대부분의 전시관은 공간의 개념이 강하다. 무엇이 전시되어 있는 특정한 의미나 감정이 없는, 한국신발관은 그런 공간의 개념이 아닌 신발과 관련된 특별한 경험과 의미가 부여되는 장소로써 자리매김 하자. 장소로써의 한국신발관은 사람들의 감정, 기억, 문화적 의미 등이 더해져 단순한 위치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신발진흥뉴스  이일형 주필

現) 지오힐 대표

現)  경남정보대학교 신발패션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