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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폐플라스틱 벤치 제작 ... 쓰레기로 돈 벌죠"
작성일 2026-07-08 조회수 81
"폐플라스틱 벤치 제작 ... 쓰레기로 돈 벌죠"

2026-07-08 81


 

 

"폐플라스틱 벤치 제작 ... 쓰레기로 돈 벌죠"


 

업사이클링 기업 美테라사이클 톰 재키 창업자 커피캡슐·마스크·스펀지... 폐기물 85% 소각·매립돼 재활용 안되는 품목만 활용 매출 1500억원 기업으로


 

 



톰 재키 테라사이클 창업자 겸 대표가 서울 테라사이클코리아 사무실에서 제로 웨이스트 박스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승환 기자
오는 9월 서울 용산역에 폐플라스틱을 가공해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가 설치된다. 이마트 전점에서 모은 플라스틱 용기를 테라사이클이라는 기업이 가공해 벤치로 만들고 이를 용산역 휴게 공간에 둔다.

이마트, 코레일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화장품 공병), 나이키(운동화), KT&G(전자담배) 등 국내 쟁쟁한 대기업과 협업하는 테라사이클의 창업자 겸 대표 톰 재키를 최근 서울 성수동 테라사이클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구호로만 존재하던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사업 모델로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재키 대표는 "한국에서 나오는 쓰레기 중 15%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85%는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며 "우리는 수익성이 떨어져 재활용되지 않는 85%를 재활용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재키 대표의 창업은 ''지렁이''에서 시작됐다. 미국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던 그는 친구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비료를 만드는 지렁이에서 영감을 받아 2001년 창업했다. 남이 버린 페트병에 지렁이 배설물로 만든 액체비료를 담아 월마트나 홈디포 등에 팔았다.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07년부터 테라사이클을 쓰레기 수거·재활용 기업으로 전환했다.

기술적으로는 대부분의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 문제로 쓰레기가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재키 대표는 "이 시대의 메가 트렌드는 ''비용 절감''"이라며 "오늘보다 내일 더 싼 옷과 포장재가 나오고 재활용 문제는 매일 더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더 저렴한 물건이 나오면 재활용에 필요한 수거·처리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고, 재활용할 수 없어 버려지는 물건이 늘어난다.

테라사이클은 재활용 처리 비용을 기업에서 받는 방식을 고안했다. 물건을 만든 기업이 재활용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에서다. 나이키의 신발 재활용 프로그램에서는 낡은 신발을 수거해 처리하고 신발 재료를 다시 재활용 운동화로 만드는 모든 비용과 테라사이클의 이익을 나이키가 부담한다.

테라사이클이 이번에 한국에 새로 출시한 ''제로 웨이스트 박스'' 서비스는 이런 기업 부담 모델과 달리 소비자가 비용을 낸다. 소비자가 11만~39만원 상당의 수거 박스를 구매해 재활용품을 모으면, 테라사이클이 이를 수거·처리해 재활용한다.

재키 대표는 "중고 노트북이나 중고 휴대폰은 어디서든 쉽게 팔 수 있을 테지만, 다 쓴 커피캡슐이나 화장품 포장재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칫솔, 알약 포장재, 스펀지, 튜브 등 시장이 전혀 형성돼 있지 않은 온갖 쓰레기를 위해 이 서비스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프린터 토너부터 마스크까지 39가지 품목용 박스를 갖춘 이유다. 누가 돈을 내고 재활용을 할까 싶지만, 호주·뉴질랜드·미국 등 먼저 이 서비스를 론칭한 다른 나라에서는 박스 재구매율이 90%에 육박한다. 재키 대표는 "당연히 모든 사람이나 기업이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이 주제(환경)에 관심을 둔 개인과 기업에는 해결책이 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2020년 5350만달러였던 테라사이클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억달러(약 1550억원) 수준으로 5년 만에 2배가 됐다.

재활용 다음 단계는 재사용이다. 프랑스의 수천 개 슈퍼마켓에는 재사용 용기 제품만 판매하는 ''루프(loop)'' 코너가 있다. 위스키, 코카콜라, 케첩, 세탁 세제 등 재사용 용기에 담긴 제품을 다 쓰고 용기를 반납하면 소비자는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테라사이클은 병을 세척해 다시 제조업체로 보내기 때문에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같은 위스키라도 재사용 병에 든 제품이 더 저렴해 소비자도 이익을 본다.

그는 모든 공식 석상에 검은 후드티를 입고 나오는 단벌 신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물건을 최대한 적게 사되, 살 때는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사려고 한다. 가끔 구멍 난 곳을 바느질해야 하는 걸 빼고는 여전히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이유진 기자]  

 


[2026-07-02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