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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프리뷰인대구(2026)의 리부팅, 부산 신발산업으로 확장되다.
작성일 2026-04-10 조회수 527
[칼럼] 프리뷰인대구(2026)의 리부팅, 부산 신발산업으로 확장되다.

2026-04-10 527


[AI 활용 이미지]

[칼럼] 프리뷰인대구(2026)의 리부팅, 부산 신발산업으로 확장되다.

2026년 3월 대구에서 열린 프리뷰인대구(PID)는 단순한 소재 전시가 아니었다. 전시장을 둘러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 새로 나왔는가’가 아니라, ‘산업이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인 ‘RE:BOOT’는 단순한 재시작이 아니라, 산업의 출발점 자체를 다시 설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현장에서 확인한 변화는 명확했다. 기존의 리사이클을 넘어 원료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 석유 기반 구조를 벗어나려는 헴프와 같은 바이오 소재, 그리고 공급망 리스크를 내부 순환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까지. 이는 개별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하나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리부팅’의 흐름은 과연 섬유산업에만 머무르는 것일까. 아니면, 그 위에 서 있는 신발 산업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특히 부산은 오랜 시간 신발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해 왔다. 한때는 생산과 수출의 거점으로서 산업을 이끌었던 도시였지만, 글로벌 생산기지의 이동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그 역할은 점차 축소되어 왔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생산량이나 시장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만들고 어떤 구조로 산업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가깝다.

바로 이 지점에서, 2026년 프리뷰인대구에서 확인한 ‘리부팅’이라는 흐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산업의 출발점을 다시 설정하고, 기존의 구조를 재배치하려는 시도는 지금 부산 신발산업이 마주한 고민과 정확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리뷰인대구에서 확인한 이 변화의 방향은, 부산 신발산업에 어떤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2026 프리뷰 인 대구 입구]
원료로 돌아가는 리부팅, 해중합이 보여준 방향

지금까지 신발 산업에서의 리사이클은 대부분 물리적 재가공에 머물러 있었다. 폐기된 소재를 분쇄하고 다시 사용하는 방식은 일정 부분 의미가 있지만, 반복될수록 물성이 저하되고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PID에서 주목받은 해중합 기술은 완전히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폐섬유와 플라스틱을 분자 단위까지 분해해 다시 기초 원료로 환원한 뒤, 이를 고품질 소재로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재활용이 아니라 ‘원료로의 복귀’이며, 산업의 출발점을 다시 설정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리사이클이 남은 것을 다시 쓰는 방식이었다면, 해중합은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방식이다.
이 차이가 바로 리부팅이다.

특히 이러한 접근은 신발 산업에서 핵심 구조를 이루는 솔(Outsole·Midsole) 부분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신발의 솔은 EVA, PU, 고무와 같은 화학 소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까지는 재활용 과정에서 물성 저하와 품질 편차 문제가 반복되어 왔다.

만약 해중합 기술이 이러한 솔 소재에 적용된다면, 단순한 재사용이 아니라 원료 수준에서 다시 설계된 고품질 소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능성과 내구성이 중요한 신발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결국 해중합 기술은 섬유를 넘어 신발의 구조적 핵심까지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신발 산업 전반의 리부팅을 현실로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석유를 벗어나는 또 하나의 리부팅, 헴프

리부팅은 하나의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헴프 소재는 그 자체로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소재가 아니라, 애초에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헴프는 생장 속도가 빠르고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며, 재배 과정에서 물과 농약 사용이 적다. 이는 생산 단계부터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동시에 석유 기반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중합이 기존 구조를 다시 만드는 리부팅이라면, 헴프는 기존 구조를 벗어나는 리부팅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석유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 산업과 결합될 때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부산은 해양을 기반으로 한 도시이자 신발 산업이라는 명확한 지역특화 산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가 실제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발생하는 굴 폐각과 같은 해양 부산물은 단순 폐기물이 아니라 탄산칼슘 기반의 산업 소재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신발의 아웃솔이나 충전재, 복합소재 등에 적용될 수 있으며, 기존 석유 기반 소재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해양 기반 바이오 자원과 헴프와 같은 육상 기반 소재가 결합된다면, 지역 내에서 자원을 순환시키는 새로운 소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대응을 넘어, 지역에서 원료를 확보하고 제품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재 자체가 아니라, 그 소재가 어떤 지역 산업 구조 속에서 활용되느냐이다. 부산이 가진 해양 자원과 신발 산업이 결합될 때, 단순한 소재 적용을 넘어 지역 기반의 새로운 산업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축적될 때, 부산 신발산업의 리부팅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헴프 지역특화 친환경 소재산업 육성]
신발 산업, 이제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섬유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발 산업은 소재 위에 존재하는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재 산업의 변화는 곧 신발 산업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신발 산업은 단순히 디자인과 기능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이제 산업은 외부 원료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내부에서 자원을 순환시키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물리적 재활용에 머물던 방식 역시 원료를 다시 만들어내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동시에 석유 기반 소재 중심의 구조는 점차 바이오 기반 소재로 이동하며, 산업 전반이 보다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신발 산업에서의 리부팅이다.

부산, 리부팅을 실행해야 할 도시

부산은 과거 신발 산업의 중심지였고, 지금은 새로운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폐직물 리사이클센터와 신발 소재 재활용 시스템 구축은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능성이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더 빠르게 실증하며, 더 과감하게 산업화해야 한다.

리부팅은 기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완성된다.

프리뷰인대구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지역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기업이 제품을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연구기관의 기술, 대학의 인력 양성, 그리고 기업의 사업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산업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력, 그리고 시장이 동시에 연결되어야 하며, 바로 이 지점에서 산학연 협력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부산 신발산업의 리부팅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부품소재 기업과 신발완제품 제조 및 유통기업, 연구기관과 대학, 그리고 공공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그 연결이 실제 사업과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협력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 구조의 문제다. 실제로 Nike는 외부 스타트업, 소재 기업,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제품으로 연결해왔다. 이러한 방식처럼, 오픈 이노베이션과 융합연구를 기반으로 실행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체계가 필요하다

결국 리부팅은 기술이 아니라 연결에서 시작된다.

[자원순환형 연구개발]
리부팅은 방향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된다

프리뷰인대구 2026은 산업이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방향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부산이 마주한 과제는 분명하다.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단계를 넘어, 그것을 실제 산업의 결과로 만들어내는 단계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리부팅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얼마나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기술도, 아이디어도 아니다.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이다.

주필 : 이일형
지오힐 대표/경남정보대학교 신발패션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