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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이키 제국을 건설한 기술들 [기획기사]
작성일 2021-07-17 조회수 2037
나이키 제국을 건설한 기술들 [기획기사]

2021-07-17 2037


눈을 뜨고 집을 나선 후 돌아올 때쯤 제일 많이 눈에 띄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이키일 것이다. 놀랍게도 타브랜드 역사에 비하면 나이키의 역사는 상당히 짧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세계 1위 스포츠 기업으로 성장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나이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에어 맥스, 조던 덩크 등이 있다. 그러나 최초의 혁신을 이야기한다면 에어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다. 외적으로 보이는 에어백이 달린 이 신발은 공기 위를 걷는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사람들에게 굉장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이 에어 맥스 신발 외에도 굉장한 기술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어떤 것이 있는지 샅샅이 살펴보자.

 

 

1-1 Invisible air - 최초의 에어

 나이키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은 다름 아닌 에어일 것이다. 3년 전 나이키에서 1979년에 최초로 내장형 에어(Invisible full length air)를 적용한 ‘에어 테일윈드 79’을 재발매하여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했다. 사실 첫 발매는 1978년 호놀룰루 마라톤에 한정 모델로 발매하였으며 꽤나 좋은 인기를 얻었고 다음 해 정식 발매가 되는데 빠르게 팔렸을 뿐만 아니라 러너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또한, 1980년에는 영국 육상 선수인 스티브 오베트가 모스크바 올림픽 800M에서 이 신발을 신고 금메달을 따는 등 기능성이 뛰어난 신발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에어가 외관으로 볼 수 없어 꽤나 의구심을 품었고 그저 가벼운 신발로만 생각했다. 그 후, 나이키는 이 기세를 몰아 내장형 에어를 탑재한 농구화를 발매하는데 1982년에 에어 포스 1, 1985년에는 에어 조던 1이 등장하여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2 Visible air - 하이테크 슈즈의 태동기

 최초로 외장형 에어(Visible air)가 접목된 ‘에어 맥스 1’은 조르주 퐁피두 센터에서 영감을 얻었다. 건물의 내부를 외관에 그대로 드러낸 충격적인 디자인으로 여기에 착안을 얻은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가 미드 솔 사이에 숨어있던 에어를 드디어 세상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 당시 대한민국의 생산 공장 중 하나인 동양고무에서 개발을 시작했으나 나이키와 조기 계약 종료로 인하여 1986년 말에 태광으로 오더가 넘어가 생산을 했다. 추후 에어 맥스 90을 발매하여 진보된 맥스 에어를 탑재하여 선수 용이 아닌 일반인들도 신을 수 있는 영역으로 넓혀갔다. 그리고 ‘에어 맥스 1’을 기점으로 하이테크 슈즈들의 태동기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이키가 본격적으로 스포츠 브랜드의 정점에 서는 계기가 된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

 


1-3 Max & Blow mold air - 더 크게, 더 돋보이게

 외장형 에어의 등장 이후, 나이키는 다음 시도를 하게 된다. 바로 에어를 더 크고, 더 돋보이게 하려고 했는데 바로 180과 93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180의 경우 전작 에어 맥스 1 보다 크기가 컸으며 미드 솔에서 보일 뿐만 아니라 아웃 솔에서도 에어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즉 에어를 180°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93은 180보다 더욱더 커진 형태로 나오게 되는데 미드 솔의 앞을 제외한 전체적인 부분을 볼 수 있어 270°로 확인 가능했다. 게다가 에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블로 몰딩 공법을 사용했는데 쉽게 말해 페트병 만드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에어백을 만드는데 나이키와 협력하는 공장들이 실패했으나 태광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여 농구화 카테고리에도 접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180과 93은 에어 맥스 270이 나오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1-4 Multi chamber & Full length visible air - 공기 위를 걷다

 에어 맥스 95 이전 모델들은 전족부에 내장형 에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에어 맥스 95의 등장으로 전족부에 외장형 에어를 적용시켰으며 미드 솔 또한 검은색을 사용한 최초의 에어 맥스 시리즈다. 이 제품의 컨셉은 디자이너 세르히오 로자노가 그랜드 캐니언의 적층 구조에 영감을 얻어 디자인하였으며 추가로 신체의 척추, 늑골, 근섬유의 형태를 더하여 완성했다. 95에 적용된 멀티 챔버 에어는 내, 외측은 25기압을 적용하여 발이 돌지 않도록 지지대 원리를 사용했고 중, 후면은 5기압으로 푹신한 쿠셔닝을 더하여 설계했다. 원판 에어 맥스 95에 내, 외측에는 25psi(25기압) 후면은 5psi(5기압)가 적혀있었으나 생산에 고질적인 문제로 인하여 사라지게 되었다. 여담으로 일본에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즐겨 착용하였으며 만화책에 소개되기도 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였으나 10~30대들의 길거리에서 폭행 후 신발을 빼앗는 '에어 맥스 사냥'이라는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신발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에어 맥스 97은 많은 스니커 마니아들이 신칸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고 있지만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트레서가 물방울의 파동과 산악자전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자신의 개인 SNS에 당시 컨셉 의도를 남겼다. 특히 외장형 에어를 전장으로 제작한 덕분에 사람들은 공기 위를 걸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에어였으며 어퍼 전체의 파도형태의 재귀 반사소재를 적용하여 전체가 빛나 구매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아쉽게도 97은 내구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더 보안한 2003으로 돌아왔다.

 


1-5 Tensile & Zoom air - 반발성의 극대화 

 텐실 에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 줌 에어는 1994년에 개발하여 1995년에 ‘Air Zoom LWP(Low Weight Performance)’모델에 최초 접목되었다. 기존의 에어백에 질소만 넣는 것이 아닌 인장력이 뛰어난 섬유를 넣은 뒤 질소를 충전하여 반발성을 극대화를 꾀한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 맥스 에어를 테니스 카테고리에 사용하는 경우 불안정하기에 사용하는데 무리가 있다. 두 번째로 일반적인 맥스 시리즈는 에어의 자체적인 두께가 있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만 얇은 에어를 제작하되 섬유가 없는 경우, 사람의 무게 때문에 에어의 위, 아래가 맞닿게 되어버려 에어의 기능이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얇으면서 넓게 삽입이 가능한 에어에 인장력이 뛰어난 섬유를 넣어 개발하게 된 것이다. 추후 줌 에어도 진화를 하는데 외장형 줌 에어와 케이지드 줌 에어가 개발되는 등 에어 맥스 시리즈와 별개로 다른 진화를 이어갔다. 특히 러닝 제품군을 넘어 바스켓볼, 테니스, 트레이닝, 스케이트 보딩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접목을 시도했으며 2019년 2시간의 마라톤 벽을 허문 나이키의 혁신적인 프로젝트인 브레이킹 2에서 엘리우드 킵초게가 신었던 ‘알파 플라이’모델은 전족부에 캡슐 형태의 줌 에어를 배치하여 치고 나가는 힘을 가중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덧붙여 농구화에서는 스트로벨 삭과 줌 에어가 일체형으로 쓰이는 등 끊임없는 변화를 보여주는 중이다. 

 


1-6 Tuned Air - 에어에 페백스를 더하다

 한때 좋은 인기를 구사하던 튠드 에어 시리즈는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에어 맥스 플러스부터 최근 튠드 맥스까지 다시 돌아왔다. 튠드 에어의 특성은 다른 에어 맥스 시리즈와 다르게 육각형 형태의 Tn이 적힌 근사한 로고가 신발에 부착하게 되어있다. 다음으로 에어를 들여다보면 스키 플레이트에 자주 사용되는 페벡스라는 사출물을 에어와 결합시켜 탄성과 회복력을 높였다. 첫 튠드 에어가 적용된 에어 맥스 플러스는 기존의 나이키에서 볼 수 없었던 느낌이었다. 디자이너 션 맥도웰이 플로리다 여행 당시 해변의 일몰과 야자수 그리고 고래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굉장히 세련된 모델로 많은 에어 맥스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던 제품이었으며, 튠드 맥스는 아디다스에 이큅먼트 프로젝트에 대항하는 알파 프로젝트 제품군으로 비대칭 형태가 인상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2. Shox - 14년간의 개발이 이뤄낸 기술의 집약체

 2000년대 많은 학생들이 신었던 모델 중 하나로 기억하는 샥스는 다들 PU(폴리우레탄) 퍽(원기둥) 내부를 보기 전 스프링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신발이 닳아 내부는 아무것도 없어 학생들은 꽤나 의문점을 가졌다. 사실 샥스가 첫 발매되기까지 1984년부터 16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개발 단계를 거쳤다. 80년대 중반에 에어 포스 1을 디자인한 브루스 킬고어는 초기 조깅화의 어퍼에 금속 스프링을 달아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발을 생각했다. 이후 이 디자인은 에너지 리턴이라는 생체역학 실험을 무수히 실행하게 된다. 마침내 1997년에 경주 자동차의 범퍼에 사용되는 고밀도 폴리우레탄 퍽과 TPU 플레이트를 붙인 형태로 완성되었던 이 컨셉은 로켓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로켓 런처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퍽들의 역할은 착지 시 충격을 분산함으로써 쿠션 역할을 하며, 스프링처럼 수축과 이완을 통해 발의 운동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반응성을 향상시켰으며 압력을 고르게 분산하며 발목의 뒤틀림을 최소화되도록 해주는 원리이다. 앞서 줌 에어와 마찬가지로 러닝 카테고리에서 엄청난 판매율을 기록 후, 바스켓볼 카테고리로 옮겨와 바스켓볼 스타들의 시그니처 슈즈에 사용되어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쳤다.

 


3. Free - Bare foot(맨발) 운동화

 2005년 발매된 프리는 ‘당신의 발에 자유를 더하다‘라는 베어풋(맨발) 컨셉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베어풋 러너들의 맨발 훈련을 바탕으로 분석하여 제품에 반영이 되었는데 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으며 개발에 필요한 라스트를 세세히 나눈 형태를 만들어 연구했다. 그 결과 솔을 잘게 나눠 발의 유연한 움직임까지 느낄 수 있는 프리가 탄생을 하게 되었으며 1.0 ~ 10.0사이의 등급을 나눠 놓았다. 슈즈에 쓰인 숫자가 낮을수록 힐과 토의 공차가 줄어들어 발은 지면에 더 가까운 느낌을 나타냈으며 어퍼의 부품도 간결해져 맨발에 신어도 될 정도로 피팅감이 좋은 슈즈로 볼 수 있다. 현재 러닝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트레이너화로 제품군을 확대하여 발매 중이다.

 


4. Lunaron - 달 표면을 걷는 우주인처럼

 나이키 디자이너인 케빈 호퍼와 에릭 아바가 새로운 개념의 신발을 구상했다. 마라톤과 농구에 필수적 요소인 경량, 쿠셔닝, 탄력, 점프력, 방향성, 반응성에 충족할만한 솔을 생각했는데 달 표면을 걷는 우주인처럼 컨셉으로 이름을 루나론으로 지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을 당시 마라톤 부분은 루나 레이서와 바스켓볼 부분은 하이퍼 덩크 모델을 신은 스포츠 스타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기능성이 부각된 홍보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신발의 기능을 살펴보면 이중 밀도(dual-density) 미드 솔 구조로 외부의 고밀도 폼 캐리어는 단단한 파일라이트가 내부의 폼 코어를 감싸주는 역할을 하며 안정감과 지지력을 높여주며 충격을 받을 경우 트램펄린 같은 반응성을 더하여 충격을 흡수한다. 내부의 폼 코어는 부드럽고 푹신한 루나론을 사용하여 충격을 고루 분산하도록 설계했으며, 어퍼 부분에서 NO-SEW(무제봉) 공법을 사용하여 경량화에 성공했다. 이후 루나론은 러닝, 골프, 바스켓볼, 스케이트 보드, 테니스, 사커 카테고리 등에 널리 사용되었으며 에어나 샥스와 기능성을 결합하거나 구두(콜한 루나 그랜드 윙팁)에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5. React - 마치 티거가 통통 튀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

 나이키 러너들의 더 나은 쿠셔닝과 에너지 리턴율의 신발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의해 개발된 리액트는 루나론의 진화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특히 루나론의 아쉬웠던 내구성, 반발력, 쿠셔닝의 지속성, 경량화 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특히 구매자들 사이에서 아디다스 사의 부스트 폼과 비교를 하는데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리액트 폼은 정말로 통통 튀는 반발성이 높은 느낌을 받는 반면 부스트 폼은 리액트보다는 반발성이 낮음에도 더 푹신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리액트의 경우 니트 어퍼로 인해 피팅이 잘 될까라는 불안한 요소가 느껴졌지만 착용 후 상당히 들러붙는 피팅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리액트 폼은 ‘에어 알파 플라이 넥스트 %’에도 줌 X 폼과 같이 사용되어 기능성을 입증받아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는 중이다. 

 

 

이상으로 나이키 제국을 건설한 기술들을 살펴보았다. 이런 나이키가 스포츠 브랜드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하는데 에어부터 샥스, 루나론, 리액트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기술 발전에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의 결실을 맺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신발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