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트랜드

제목 비싸야 잘 팔리는 골프웨어…너도나도 '플렉스'
작성일 2021-06-07 조회수 715
비싸야 잘 팔리는 골프웨어…너도나도 '플렉스'

2021-06-07 715




 

골프웨어 풀착장 300만원 시대가 열렸다.
과도한 플렉스 문화와 인증샷 열풍으로 2040 영골퍼들이 초고가 골프복에 앞다퉈 지갑을 열면서다.
미국 브랜드 PXG가 국내 골프웨어 시장 진출 5년만인 올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예고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아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5월까지 현대백화점의 골프 상품군 매출(전년 대비)은 평균 135.4%가 성장했다.
이 가운데 30대가 153.2%, 20대가 145.6%로 눈에 띄게 늘어 평균 신장률을 웃돌았고, 40대가 121.3%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의 2040 연령대별 매출 신장률도 30대가 76%로 가장 높았으며 40대와 20대가 각각 67%, 53%를 차지했다.
신세계 역시 전점의 골프 상품군이 65% 성장했다.


특히 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직수입 브랜드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늘었다.
PXG, 마크앤로나, 제이린드버그는 골프 시즌인 3~5월 전년 보다 2배 가량 성장했으며 기존 강자인 타이틀리스트를 비롯해 세인트앤드류스, 지포어, 쉐르보 등도 활약 중이다.
반면 과거 합리적인 가객대를 앞세워 잘 나갔던 중저가 브랜드인 와이드앵글, 까스텔바작, 톨비스트, 힐크릭, LPGA, 루이까스텔 등은 골프웨어 인구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둔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800억의 매출을 올리고 연내 메가브랜드 진입을 노리는 PXG는 영골퍼들의 지갑을 터는 대표적인 ‘등골브레이커’다.
PXG를 비롯한 직수입 브랜드의 경우 통상 1인의 상하의 및 액세서리 구비 비용이 300만원을 육박한다.
바지 한벌과 바람막이가 각각 40만~50만원, 티셔츠 30만~50만원, 벨트 40만~50만원, 신발 40만~60만원, 모자 10만~30만원에 달한다.
30대 남성 직장인은 “티셔츠와 팬츠, 바람막이 등 기본만 구비했는데도 150만원이 훌쩍 넘었다”며 “같은 옷만 입을 수 없는 노릇이라 라운딩 횟수가 많아질 수록 지갑을 열어야 하는 횟수도 많아진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젊은 층이 ‘페어웨이 패션’에 열을 올리는 데는 여전한 젊은층의 플렉스 문화와 SNS 인증샷이 한몫을 하고 있다.
한 30대 골린이 남성 직장인은 “그린 위에서 PXG 풀 착장을 해야 ‘골프 인싸’로 인정받고 골프라는 멘탈 게임을 즐길 때 박탈감과 열등감에도 시달리지 않는다”며 “젊은 층일수록 패션 전쟁이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고가의 골프웨어를 자주 구입 하기 어려운 20대 사이에서는 골프복 렌탈이 유행하는 모습이다.
한 20대 여성은 “30만원씩 PXG 두 세트를 빌려 전반, 후반 두 차례 옷을 갈아입고 골프장에 2번 온 것처럼 사진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하이엔드 골프웨어가 인기를 누리면서 국내 시장은 변질되는 모양새다.
비싸야 잘팔린다는 인식 속에 초고가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고 있다.
중저가 골프웨어 ‘왁’으로 재미를 못 본 코오롱FnC는 지난 2월 론칭한 지포어를 높은 가격대로 선보이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절대 강자로 자리해 온 파리게이츠 역시 숍인숍 형태로 전개했던 ‘마스터바니 에디션’을 따로 분리해 가격대를 더 높였다.
K2의 ‘와이드앵글’은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이달 초 세계 3대 퍼터 브랜드 ‘피레티’ 한국 상표권을 사들인 후 피레티 의류, 가방, 신발 등 전제품을 제작해 내년 상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골프 장비 회사가 초고가 골프웨어를 내놓아 대박을 친 타이틀리스트도 PXG의 뒤를 잇겠다는 야심이다.
프랑스 브랜드 ‘아페쎄'도 조만간 MZ세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골프웨어를 선보인다.


신규 토종 브랜드들도 시장 진입부터 가성비가 아닌 프리미엄 콘셉트를 앞세웠다.
정재봉 전 한섬회장이 8년 만에 컴백하며 내놓은 사우스케이프 골프웨어는 백화점 입점 대신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옆에 ‘메종 사우스케이프’라는 이름의 4층짜리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희소 가치 높은 하이엔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SNS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페어라이어와 LF 출신이 지난해 선보인 어메이징 크리도 프리미엄 가격 전략으로 젊은 층의 지갑을 열고 있다. 

 

[2021-06-01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