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人

제목 인생의 절반은 사업가로 승승장구...나머지 삶은 봉사로 "好好"
작성일 2020-12-07 조회수 2339
인생의 절반은 사업가로 승승장구...나머지 삶은 봉사로 "好好"

2020-12-07 2339




농구 등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인들이 발목을 움직일 때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끈을 두개로 나눠 위와 아래에서 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100만컬레 이상을 수출했다.

또 청바지 재질로 운동화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자 섬유회사에서 새로운 원재료를 개발해 선적했다.
그는 일년에 5500만불을 수출하는 실적을 거둬 무역회사로서는 드물게 정부로부터 수출유공자상을 받았다.
당시 회사이름은 코알라상사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인건비가 상승하고 노조가 생기면서 제품 조달이 쉽지 않았다.
인건비가 생산비의 15%를 넘어가자 노동집약 산업의 메카였던 부산의 매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신발제조업체들은 임금이 싼 베트남과 중국으로 생산공장을 옮겼다.
거래 업체도 중국으로 이전해 자주 현지에 출장을 갔지만 왠지 중국에만 가면 음식과 문화가 맞지 않아 불편했다.

숙고 끝에 1994년 회사를 정리했다. 중국에서 생활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업에 손을 떼겠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고생해서 사업을 일정 궤도에 올려놓았고 가만히 있어도 갈쿠리로 돈을 긁을 텐데 왜 그만둘려고 하느냐”며 만류했지만 미련없이 사업을 접었다.

최중열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은 “140만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글로벌 봉사단체의 수장으로서 세계각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국인의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카고에 있는 국제라이온스협회 본부에 태극기가 걸린 모습을 보면서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사업을 그만둔 그는 1977년 거래처 사장의 권유로 가입한 라이온스클럽 활동에 앞장섰다.
사업이 번창해 주변에서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한편에서는 허전함이 밀려왔다.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라이온스 활동에 더 빠져들었다.
라이온스에서도 사업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이었다.
추진력을 인정받아 1993년 부산지구 총재와 1994년 한국연합회 초대 총재를 맡았다.


그의 라이온스 발자취는 굵직하다.
2000년 국제라이온스 동남아대회와 2012년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를 부산으로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 행사에는 세계 11개국에서 5만5308명이 참석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한국 최대 컨벤션행사’로 인증을 받았다.


“아프리카와 헝가리 등 회원국을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투표 참여자 37명 가운데 34표를 얻어 세계행사를 유치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단일행사에 5만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것은 라이온스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추진력과 포용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적극적인 활동을 눈여겨 본 국제라이온스협회가 그를 임기 2년의 국제이사에 이어 7년 연속 지명이사로 임명했다.


협회 내 가버너스 스쿨 교수라는 중책을 맡아 10년 동안 세계각국과 전국을 다니며 회원들의 자질향상에 기여했다. 2016년 국제3부회장을 시작으로 국제2·1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7월 회원 140만여명의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에 선출됐다.

104년 역사를 가진 국제라이온스협회의 한국인 회장은 2003년 이태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 이후 두번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세계대회를 개최하지 못하면서 국제회장직을 1년 더 수행해야 한다. 사정이야 어떻든 라이온스 역사상 국제회장을 연임한 것은 그가 유일하다.
내년 6월까지 국제회장을 지낸 후에는 직전 회장 자격으로 3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총괄하는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한다.


그는 2000년 열린 동남아대회때 문화교류를 통한 우정을 쌓을 수 있는 행사로 치러냈다.
참가한 각 나라 76개 지구에 고유한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라이온스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행사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보람으로 느낀다.


“라이온스는 국가가 미처 손을 대지 못하는 부분에서 봉사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국내 회원들은 일년에 400∼500억원이라는 막대한 회비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고 있습니다.
봉사의식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 입니다.

그는 라이온스 창시자인 맬빈 존스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남을 위해 뭔가를 하기 전에는 성공했다고 얘기할 수 없다.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으면 누군가를 위해 봉사를 해라.’ 지금 그의 좌우명이다.
<2020-12-05 세계일보>